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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얘기

초등학교 봄 콘서트

5월14일(수) 저녁, 노쓰밴쿠버 시에 있는 '센테니얼 극장'에서 '이스트뷰 초등학교 2014년 봄 콘서트'가 열렸다. 유치원생을 비롯해 1~8학년 학생들이 조촐하게 꾸민 음악 행사였다. 청중은 당연히 학부모와 그 친구, 친지들. 그래서 콘서트의 객관적 품질과는 무관하게 성황이었고 공연 내내 열띤 호응이 터져나왔다.


콘서트는 예상대로 '아마추어' 티가 폴폴 나는, 실수 연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쾌하고 즐거운 한바탕 축제였다. 청중도 의식하지 않고, 무대 공포증도 보이지 않고 평소 하던 대로 까불고 뛰어다니고 앉고 눕는 유치원생들, 1학년생들... 그래도 악기 연주(?)를 맡은 절반은 각자 앞에 놓인 실로폰을 통통 제법 박자를 맞춰 두드릴 줄 알았고, 나머지 절반은 뒤에 서서 열심히 노래를 불렀다. 작사 작곡은 모두 학생들. 그래서 멜로디는 단순했고, 노랫말은 순수했다. 



성준이가 속한 1학년생들의 콘서트. 노래 두 곡을 불렀다. 이 비디오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박자도 율동도 잘 맞지 않는다. 그래도 부모들 눈에는 다 감동의 수연이다. '내 새끼 공연이니까 봐주지...'라고 아내에게 농담 아닌 농담도 했다. 부모 입장에서는, 새알밭 유치원 공연 때 꼼짝도 못하고 얼어 있던 데 견주면 성준이의 저런 율동도 장족의 발전이라고 칭찬해줄 만했다. 



저학년생들은 공연이 끝난 뒤 무대 위에 다시 올라왔다. 부모들이 자녀들을 찾아가기 쉽도록 한 배려다. 고학년생들은 공연 뒤에 스스로 부모를 찾아가도록 풀어주었다. 행사 종료를 전하는 음악 교사의 짧은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아이들은 가만히 서 있지를 못한다. 



공연의 끝은 고학년생들이 몰려나와 노래하고 춤추는 무대. 관객/학부모도 모두 일어나 박수치며 호응했다. 무대 가운데 대머리 아저씨가 이 콘서트를 준비하고 주도한 음악 선생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