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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의 기적 – 90대의 육상 스타가 장수와 행복한 삶에 관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들

What Makes Olga Run? The Mystery of the 90-Something Track Star, and What She Can Teach Us About Living Longer, Happier Lives』(올가의 기적 – 90대 육상 스타의 수수께끼, 그리고 올가가 장수와 행복한 삶에 관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들)


지은이: 브루스 그리어슨 (Bruce Grierson)

출간일: 2014년 1월14일

출판사: 랜덤하우스 캐나다

분량: 256 페이지 (하드커버)


What makes Olga run?’이라는 제목을 나는 ‘올가의 기적’이라고 의역했다. ‘무엇이 올가를 달리게 하는가?’라는 직역보다 더 강렬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올가의 실화 자체가 ‘기적’이라고밖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1. 첫 번째 층: 이 책은 다층적이다. 그 중 맨 윗층은 올해 아흔다섯 살인 올가 코텔코(Olga Kotelko)의 비상한, 그리고 믿기 어려운 육상 활동기이다. ‘믿거나 말거나’ 같은 TV 프로그램이나 신문의 ‘해외 토픽’ 난에나 실릴 법한 이야기가, 이 작달막하지만 “아직 50대적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라고 심상하게 말하는 구순 할머니를 통해 전달되는데, 그저 흥미롭다고만 하기에는, 요즘의 시쳇말을 빌린다면 ‘헉!’ ‘충격!’ ‘경악!’ ‘그럴 수가!’ 같은 외마디 감탄사를 토해내게 하는 내용이 정말 많다. 


26개의 육상 세계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경악’할 만한데 그 주인공이 은퇴한 교사이고, 더욱이 육상 경기 대회에 처음 출전한 것이 무려 77세였을 때라면 실로 ‘헉!’ 하고 비명을 지르지 않을 수 없다. 이후 95세가 된 지금까지 올가는 800개(!) 가까운 메달을 따냈고, 여전히 왕성하게 달리고 (100m, 200m), 던지고 (창, 투포환), 뛴다 (너비뛰기).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육상 경기에 참여하고, BC주 캠룹스와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국제 규모 육상 경기에도 출전하기로 이미 예약했다. 올가가 참여하는 대회는 그저 그런 무명의 소규모 대회가 아니라 이 분야의 프로들이 출전하는 ‘마스터즈’ 대회이다. 하지만 올가의 연령대가 워낙 비상하기 때문에 그 나이 대의 출전자가 없을 때도 있고, 주최측은 물론 스포츠 과학계의 전문가들도 올가가 보여주는 여러 ‘육상 기적’에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난감해 하기 십상이다. 


2. 두 번째 층: 두 번째 층은 그러한 올가의 예외적이고 믿기 어려운 신체 기능에 주목하고, 그로부터 인간의 노화 과정을 더 잘 이해하려는 과학자들과 올가 간의 상호 작용, 그리고 그 결과와 의미에 대한 설명이다. 인간의 자연스러운, 아니 일반적인, 노화 과정에 견준다면 올가는 명백히 예외적이다. 나이가 들면서 감소하고 쇠퇴하게 마련인 신체 근육 조직과 장기의 기능들이 올가에 이르러서는 경이로울 정도의 저항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비단 올가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전세계적으로,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아이고 저 나이까지 살아만 있어도 다행이겠다’라고 생각할 법한 나이에 ‘마스터즈’ 수준의 육상 경기에서 은발을 휘날리며 경쟁하는 ‘젊은 노인’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책은 밴쿠버, 토론토, 몬트리올 등의 병원, 실험실, 신체 검사장 등에서 올가가 받는 여러 테스트와 인지 능력 실험, 혈액 및 DNA 채취, 신종 체력 훈련 기법을 통한 체력 측정 과정을 소개한다. 그리고 현재까지 드러난 검사 결과도 알려주는데, 독자로서 놀라게 되는 것은 올가의 신체적 특징은 수십 개의 세계 신기록과 수백 개의 메달로부터 예상되는 ‘슈퍼맨’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올가의 비밀, 그리고 70대, 80대에도 왕성하게 뛰고 달리는 젊은 노인들의 비결이 단지 ‘부모를 잘 둔 덕’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한 ‘느린 노화’, 혹은 ‘젊은 노인’이 될 수 있는 비결의 7할은 후천적 노력, 꾸준한 운동이라는 점을 최근의 과학적 연구 결과들이 이구동성으로 웅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캐나다 사스카체완 주의 소읍 ‘본다’(Vonda)에서 11남매 중 일곱 째로 태어난 올가는 대공황기를 거쳤고 폭력 남편의 핍박을 겪었다. 1999년에는 1950년 이후 홀몸으로 키운 두 딸중 맏이인 나딘을 ‘비호지킨 림프종’으로 잃는 비극을 감내해야 했다. 하지만 그 세 가지 굽이를 제외하면 올가의 인생은 대체로 평화롭고 행복했다. 저자 그리어슨은 그러한 올가의 이력을 들어, 후천적 환경과 건강 사이의 상관 관계를 톺아보는 일도 잊지 않는다. 일정 수준의 시련이나 고통은 도리어 그 사람의 심신의 건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도 소개된다.


3. 세 번째 층: 이 책의 세 번째 층은 어떻게 하면 더 오래도록 건강을 유지하고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가에 대한 탐구이다. 올가를 주연으로 내세우고 에드 휘트락 (Ed Whitlock), 얼 피(Earl Fee) 같은, 80대에도 여전히 세 시간 대에 마라톤을 주파하는 슈퍼 할배들의 사례를 주연급 조연으로 종종 등장시켜 인간적 흥미를 높인 뒤, 노화의 비밀, 불가항력의 필연적 흐름이라고만 여겼던 노화 과정의 수수께끼를 밝히려는 다양한 과학적 실험의 내용과 결과, 그로부터 얻은 교훈과 통찰 등으로 자연스럽게 독자를 끌어간다. 그러한 구성과 이야기 전개 방식 덕택에, 다양한 운동의 효과, 오랫동안 앉아 있을 수밖에 없는 현대 직장인들의 생활 방식이 지닌 위험성, 그런 위험성을 줄이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 등과 관련된 여러 과학 실험 사례들은 훨씬 더 큰 생동감과 적실성, 더 높은 가독성을 갖게 된다.


출처: The Province.


‘올가의 기적’의 비결

‘무엇이 올가를 달리게 하는가?’에 대해 브루스 그리어슨이 요약한 답은 다음 아홉 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