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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사이클링

시모어 댐

언제나 가보나 했다. 오늘 드디어 가봤다. 시모어 댐 (Seymour Dam). 혹은 시모어 폴스 댐 (Seymour Falls Dam)이라고 부르는 곳. 너무 멀다 싶어 주말 장거리 달리기를 할 때도 엄두를 못냈는데, 오늘은 Lower Seymour Conservation Reserve 출발지까지 차로 간 다음, 주차장에서부터 출발했다. 집에서 주차장까지의 거리 약 6 km 정도를 던 셈이다. 그래도 댐까지는 꽤나 멀었다. 12 km 남짓 됐다. 10 km라고 표시된 지점부터는 비포장 트레일이었다. 'Old Growth Trail'이라는 이름답게 몇백 년은 됐음직한 노거수들이 트레일 양 옆으로 빼곡했다. 



주차장에서 약 8 km쯤 올라오면 이런 표지가 나온다. 올드 그로우스 트레일을 통해 시모어 폴스 댐과 어류 부화장까지 가는 길이라는 표지다. 시모어라는 이름은 더 본다라는 뜻의 'See more'와 발음이 비슷하다. 그래서 Seymour라는 이름이 한결 더 매력적이기도 하다.



딱따구리들이 먹이를 얻는 곳. 나무는 오래전에 죽었지만 그 속에는 갖은 벌레와 미생물이 딱따구리들에 푸짐한 양식을 제공해 준다. 딱따구리들이 파놓은 구멍이 나무에 빼곡했다. 



시모어 강에 사는 어류를 알려주는 표지판. 시모어 댐 곁에 어류 부화장이 자리잡고 있다. 



밴쿠버의 숲에서 자라는 나무들에는 이끼와 고사리들이 공생한다. 올 겨울은 예년에 비해 비가 부족하다지만 물기 가득한 숲은 나무 줄기도 식물의 풍성한 서식지로 만든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시모어 산은 싱싱하고 푸르렀다. 겨울에도 영상의 기온이 이어지는 밴쿠버의 자연 환경 덕택일 것이다. 침엽수들은 겨울에도 잎을 지우지 않지만, 그래도 밴쿠버의 숲에서는 나무들의 푸르름이 한결 더 짙게 느껴졌다. 밴쿠버 지역 나무들의 생육 기간은 1년 365일이 아닐까 싶었다. 



드디어 만난 시모어 폴스 댐. 철제 울타리가 사방을 두르고 있어서 가까이 갈 수 없었다. 



시모어 댐 옆으로 난 트레일을 따라 올라가면 정자(gazebo)가 나온다. 유달리 높은 자리를 차지한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시모어 댐으로 막힌 호수를 바라볼 수 있을 정도는 된다. 시모어 댐을 업그레이드 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그 정자에서 내다본 풍경이다. 저 호수는 아래 위성 사진에서 보듯이 남북 방향으로 길게, 마치 소세지 모양으로, 아니 메기 모양으로 누워 있다. 



오늘 달린 코스를 보여주는 그림이다. 거리가 12 km, 그러니까 왕복 24 km 정도다. 아래 하얗게 표시된 부분이 노쓰밴쿠버 군(district)이다. 오른쪽으로 길게 올라간 물길은 인디언 암 (Indian Arm)이다. 



주차장으로부터 10 km쯤 올라가면 비포장 트레일이 시작되는데, 곳곳에 작은 계곡을 연결한 다리들이 있고, Fir Creek, Stoney Creek 등의 이름을 달고 있다. 



그 트레일 부근을 빼곡히 채운 포플라 나무들. 



나무들은 죽어서 거름이 되고, 갖은 식물의 서식처, 온갖 미생물의 푸짐한 양식이 된다. 



댐 근처의 다리. 시모어 강을 건너는 '곰섬 다리' (Bear Island Bridge)인데, 저기를 건너면 시모어 산과 마주보이는 다른 산을 따라 내려가게 된다. 나는 주차장에서 너무 멀리 떨어지게 될까봐 저쪽 길을 택하지는 않았다. 다음에 기회를 봐서 저 길을 타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