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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사이클링

미주리 강을 따라 달리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어제 (7월4일) 약 800km를 달려 몬태나 주 그레이트 폴스 (Great Falls)에 닿았다. 이곳에서 이틀을 묵고, 주도인 헬레나(Helena)에서 하루, 다시 대학 도시인 미줄라(Missoula)에서 하루를 묵은 뒤, 일요일에 캐나다로 돌아간다.


오늘 아침 그레이트 폴스에서 10여km를 뛰었다. 이 도시에서 가장 자랑해 마지 않는 'River's Edge Trail'을 따라  뛰었다. 30km가 넘는 트레일은 그레이트 폴스의 젖줄인 미주리 강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면서 도시의 가장 아름답고 친근한 풍경을 연출했다. 아래 사진은 오늘 아침에 찍은 것중 일부. 독립기념일 다음날이어서 그런지 트레일은 한산하기 그지 없었다. 


River's Edge Trail의 초입은 공원과 연결되어 있다. 곧장 강가로 이어지지 않고 도로를 건너 공원을 가로지른 뒤 한참을 차도와 평행하게 진행한다.


그 공원에 붙은 미주리 강 주변의 트레일 지도.


이른 아침이라 그림자가 길다. 그레이트 폴스에 와서 절감한 것은 나무가 정말 드물다는 것이다. 눈 닿는 곳까지 펼쳐진 목초지에 나무 한 그루 없는 경우도 있었다.


공원을 통과한 뒤 길은 왼쪽으로 강을 향해 휘어지면서 이런 터널을 보여준다. 터널을 통과하면 강가다. '강 - 도로 - 트레일' 구조에서, '강 - 트레일 - 도로' 구조로 바뀌는 지점이다.


트레일은 오르막 내리막, 직선, 곡선이 적당히 배합되어 뛰는/걷는 맛이 있었다. 미주리 강을 따라가는 트레일은 쾌적했다.


미주리 강. 그 너머의 목초지 풍경.


미주리 강 위로 난 '레인보우 댐'. 그레이트 폴스는 번역하면 '큰 폭포들'이라는 뜻인데, 과연 다섯 개의 큼직큼직한 폭포들이 몇 마일 상관으로 도열한 곳이 이 동네다. 그런 폭포들 덕택에 수력 발전 시설이 넉넉한 듯했다.


그레이트 폴스의 자랑 중 하나가 미국의 유명한 탐험가 루이스와 클라크의 탐험로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곳곳에 그런 미국 초기 탐험의 역사를 표현한 동상, 그림, 벽화들이 많았다. 이것도 그 중 하나다.


이제 오던 길을 되짚어 돌아가는 중이다. 시간과 에너지가 넉넉했다면 더 멀리까지 내려갔겠지만...


레인보우 댐의 위용. 한국의 소양강 댐 같은 데 견주면 소박해 보이기까지 하지만 그래도 나름 운치가 있었다. 댐들이 많아서 그런가 수질은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다.


저 언덕 위에 굴뚝이 있었다는 설명. '아나콘다 구리광산'이 근처에 있었고, 그 처리 공장이 꽤 오래 운영되다가 1980년에 문을 닫았고, 그 공장의 굴뚝은 1982년에 제거되었다고 한다. 광산업의 결말은 늘 슬프고 초라하다.


레인보우 댐, 그리고 그레이트 폴스의 양쪽 동네를 연결하는 다리.


그레이트 폴스는 그래도 제법 큼직큼직한 공장들을 갖고 있어서 경제적으로 비교적 안정적일 듯했다. 그래도 다운타운의 분위기는 별로 밝아보이지 않았다. 미국 경제의 침체가 곳곳에서 감지되었다.


미주리 강을 가로지르는 두 다리. 그레이트 폴스는 평평하고 따분한 듯하면서도 완만한 능선을 곳곳에 품으면서, 제법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는 도시라는 인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