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클릭을 했더니 이런 기사 (아닌 기사)가 떴다. 코미디다.
여기에서 사진을 노태우나 전두환, 아니 그 이전으로 더 거슬러 올라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으로 바꾸고, 성만 노, 전, 혹은 박으로 바꾸면 고스란히 이야기가 된다. 기후 변화 운운은 박통 시절에 없었을테니, 그냥 전력 부족, 전력난 정도로 편집하면 될 것 같다.
요는, 1970년대식 촌스러움과 유치함이 기사 곳곳에 묻어난다는 뜻이고, 무엇보다 맨 앞 페이스북의 촌평에서 보듯이 사람들로 하여금 "아, 솔선수범하는 우리 대통령, 훌륭하고나"라고 감동을 주는 것이 아니라, "웃기고 있네. 얘들 지금 장난하냐? 개콘 소재도 못되겠다"라고 비아냥거리게 만든다는 점이다. 다시 개콘식 표현을 빌려 온다면 '초등학생 마인드'라고나 할까?
문제는 이런 같잖은 기사를 쓴 기자도 아니고, 그 추레한 결과물인 기사 (아닌 기사)도 아니다. 이런 기사의 원재료로 기능한 보도자료이다. 이 따위 보도자료가 아직 국민에게 먹힐 것이라고 착각하는 공보 담당자들의 시대착오적 인식과 저열한 사회적 감수성이다.
그 공보 담당자들, 혹은 정부 관료들의 '딴나라적 감수성', 혹은 엽기적으로 여겨질 만큼 시대착오적인 사회 인식을 드러내는 또 다른 사례를 하나 더 보자.
소고기가 광우병에 감염되었는지를 냄새로 감지하는 슈퍼맨, 아니 슈퍼 장관의 딱한 모습이다.
그 사람이나, 그 뒤에 다소곳이 선 사람이나, '아놔, 이게 도대체 무슨 미친 짓거리냐?'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이런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는 '액션'으로 국민의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자는 도대체 누구인가? 이런 '쇼'를 기획한 자는 도대체 누구인가?
이런 저열하기 짝이 없는 인식을 가진 자도, 스스로는 엘리트 중의 엘리트라고, 사회의 지도층이라고 자부할 것임에 틀림없겠지. 그 어려운 공무원 시험 쳐서 고급 공무원이 됐으니 그럴 만도 하겠다. 하지만 이건 정말 아니지 않은가? 아무리 고시원에만 틀어박혀, 혹은 절간에만 틀어박혀 고시 공부만 했더라도 이 정도는 정말 아니지 않은가? (요즘은 절간에 사시는 분들조차 자주 대처의 오락 시설을 즐긴다고 하더구만...)
사실 이 사진보다 더 기막힌 사실은, 이같은 장관의 솔선수범(?)과 함께 수입 쇠고기 검역 절차를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검염관들로 하여금 모든 쇠고기 박스를 일일이 뜯어 직접 냄새를 맡도록 했다는 점이다. 아직도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니, 그 기사가 작문이거나 오보였으면 차라리 더 좋겠다), 제발 더 이상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는 시쳇말을 여기에서 다시 확인하게 되어 여간 씁쓸하지 않다.
나와 아내가 매주 꼬박꼬박 챙겨보는 한국의 프로그램 하나가 '개그 콘서트'다. 거기에 보면 별로 화제도 못되고 유행어도 못되지만 꾸준히 나오는 말이 '생각 생각 생각 좀 하고 말해'다.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이나 기업인들이나, 아니 무엇보다 국민의 눈과 귀와 입이 되어야 할 언론인들은 제발 생각 생각 생각 좀 하고 말하고, 썼으면 좋겠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