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얘기

둘째의 그림 솜씨

둘째 성준이는 그림 그리기를 무척 좋아한다. 처음에는 엄마 아빠에게 소방차를 그려내라, 불도저를 그려내라, 헬리콥터를 그려내라 주로 요구하는 수준이었는데, 언제부턴가 제가 직접 펜을 붙들고 혀를 살짝 내밀고 집중해서 열심히 뭔가 그려댄다. 뭐 이맘 때야 무슨 짓을 해도 예쁘게 보이겠지만, 첫째 동준이를 통해서는 한 번도 체험해 보지 못한 일들을 둘째를 통해 난생 처음 겪게 되는 일인지라, 그 엄마와 아빠는 초보 엄마, 초보 아빠처럼 우아아~! 하며 감탄을 넘어 감동까지 맛보곤 한다. 여전히 그림의 소재는 압도적으로 자동차와 헬리콥터지만 이따금씩 엄마, 아빠, '동준형아'를 그리기도 하고, 또 요즘은 그 사람들의 벌거벗은 몸을 그리고 낄낄대기도 한다 (이를 성준이는 '바아디!' 라고 부른다. 어감에서 나체라는 느낌이 물씬 전해 온다 ^^). 아래는 그런 몇몇 그림들. 

올해 1월에 그린 그림. 누구냐니까 '동준형아'란다. 왜 손을 꼭 갓 캐낸 무우처럼 표현했는지는 수수께끼다.

성준이가 가장 좋아하는 것중 하나가 앰뷸런스다. 친절하게 진행 방향까지 화살표로 알려준다. ㅎㅎ

스쿨버스다. 대개 운전자가 누구냐고 물으면 동준형아! 라고 둘러댄다. 차가 쿨한 경우만 운전자가 저다. 여기에서도 바퀴의 회전 방향을 삐뚤빼뚤한 화살표로 표시했다. 또 정지 (STOP) 사인을 'O'를 빼먹고 S와 P를 바꿔 썼다. 아직 철자에 서투르다. 하지만 본인은 "O's broken"이라고 둘러댔다.

이건 동준 형아의 '바아디!'다. 그려놓고 혼자 낄낄 웃고 있었다.

이건 엄마에게 바치는 성준이의 그림 선물이다. 엄마를 사랑한다는 뜻의 하트까지 그려넣었다. MOM이라는 글자는 엄마가 직접 써넣은 것이고, 아래 이름은 제가 직접 썼다.

엄마와 아빠가 박장대소한 '이야기 그림'. 불쌍한 표정의 험프티 덤프티가 떨어져 다쳤고, 그래서 앰뷸런스가 달걀군을 병원에 데려갔다는 얘기. 이야기 전개 방향, 앰뷸런스의 진행 방향을, 이번에도 화살표로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ㅎㅎ

험프티 덤프티 군이 떨어져 다치는 장면만 확대해 찍었다. 다친 달걀의 표정 (x자 눈)이 제법 그럴듯하다.

방금 그린 그림을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들고 있는 김성준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