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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기사

"소프트웨어, 이젠 빌려쓴다"

현지 취재 / 인터넷의 새 흐름: 
인터넷 통해 응용 프로그램 대여하는 ASP 인기.. 
"맞춤 서비스 가능... 또 하나의 혁명" | NEWS+ 1999년 11월18일치

지방이나 해외로 잠시 출장을 간 사람이, 차가 필요하다며 렌터카 서비스업체 대신 자동차판매 대리점을 찾는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돌았다’는 말을 듣기 십상일 것이다. 만약 직장상사가 이 사실을 안다면 그는 출장지에서 곧바로 해고통지서를 받을지도 모른다.
 
컴퓨터소프트웨어 시장에도 이와 비슷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소프트웨어를 사는 것보다 빌려 쓰는 것이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상황. 이때 필요한 것은 인터넷 접속 환경을 갖춘 컴퓨터와 웹브라우저 정도다(인터넷 접속 속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내게 필요한 소프트웨어는 다른 전문업체의 서버에 모두 들어 있다. 나는 ‘언제 어디에서나’, 필요할 때마다 인터넷에 접속해 소프트웨어를 빌려 쓴다. 비용은 사용 시간당, 혹은 매월 일정하게 지불한다. ‘브라우저 안의 가상 사무실’인 셈이다.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다시 말해 인터넷을 통해 응용프로그램(Application)을 쓸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업체(Service Provider·그래서 흔히 ASP로 약칭된다)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시쳇말로 ‘핫’(Hot)하고 ‘쿨’(Cool)한, 인터넷의 새 흐름이다. 실제로 ASP는 지금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손쉽게 에인절(벤처자본가)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마법의 주문’이다.

“브라우저 안의 가상 사무실”

코리오의 조너선 리(한국명 이종민·39) 사장은 ASP에 대해 “이제 막 떠오르기 시작한 새로운 시장” 이라며 “앞으로 훨씬 더 많은 ASP들이 생겨나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ASP는 단순히 소프트웨어를 파는 방식의 변화만을 뜻하지 않는다. ASP는 소프트웨어의 본질은 물론, 사람들이 컴퓨터를 쓰는 방식 자체를 바꿔놓을 혁명이다.” 그의 목소리와 표정은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다.

“ASP에 컴퓨터 미래 있다” 
중소기업 집중 공략 … 내년 코스닥 상장 목표

이종민 코리오사장(39·사진)의 표정이나 목소리는 자신감에 넘친다. 자신이 지난해 설립한 ASP업체 코리오(Corio)의 성공을 확신하는 눈치다. 그는 감리교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지난 74년 미국으로 건너간 이민 1.5세대다.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에서 공부했다. “17년 동안 컴퓨터업계에 몸담아왔다”는 그는 “지난해 ASP에 컴퓨터업계의 장래가 있다고 확신, 코리오를 세웠다”고 말한다.

“빌딩건설 공정 온라인화 승부” 
굵직한 건설사업 잇달아 수주 … “이제부터 시작”

“지금까지 이처럼 복잡하고 다양한 공정을 통합한 사례는 없었다.” 대릴 매가나 비드컴 사장(30·사진)의 이러한 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와 비드컴은 건설 공정에 관련되는 모든 문서와 표, 형식 등을 인터넷용 소프트웨어로 통합했다. 건축설계사, 건설회사, 하청업체, 금융업자 등 빌딩을 건설하는 데 관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프로그램에 접속해 공정의 진척상황은 물론 문제점, 해결해야 할 일, 토론 과제 등을 손쉽게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