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마에스트로!
클래식 음악계의 큰 별 하나가 졌다. 므스티슬라브 로스트로포비치. 향년 80세. 20세기를 대표하는 첼리스트로, 그리고 생애 후반기에는 빼어난 지휘자로 활동했다. 쇼스타코비치, 프로코피에프 등과 절친한 사이였고, 그들의 대표작 중 하나인 첼로 협주곡이 로스트로비치에게 바쳐졌다.
그의 첼로 소리는 유달리 깊고 따뜻하고 부드럽고 뚜렷하다. '웅숭깊다'라고 하면 맞을까? 그의 소리는 다른 누구와도 다르다. 그러면서도 그 선율은 한없이 가볍고 유연하다. 그가 당대의 명피아니스트 루돌프 제르킨과 협연한 브람스의 첼로 협주곡을 듣노라면 가슴이 꽉 차는 느낌이다. 다른 명 첼리스트-피아니스트 들의 연주를 들어도 그런 느낌은 들지 않는다.
말년, 그는 지휘에 더 열성을 쏟았다. 얼마전, 그가 런던 심포니와 함께 녹음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을 온라인으로 구입했다. 좋았다. 절친한 벗이자 스승, '아버지 다음으로 내 생애에서 중요한 인물'로 그가 꼽았던 사람의 작품이어서 그랬을까? 그의 연주는 유독 더 친밀하고 절절하게 들렸다. 특히 느리게 시작해 맹렬한 가속도를 붙이며 클라이맥스로 치닫는 4악장은 절창이었다.
"(쇼스타코비치의 작품을) 지휘할 때 가끔 그의 얼굴이 내게 다가오는 것을 본다. 아마 너무 느리게 템포를 잡아서 그런지, 그의 얼굴은 종종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템포를빠르게 잡으면 그 얼굴이 사라진다." 한 인터뷰에서 로스트로포비치는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이런 말도 했다. "요즘 들어 자주 이 세상을 먼저 떠난 옛 친구들을 생각한다. 그리고그 친구들이 너무나 그립다." 아마 자신의 삶이 막바지에 다다른 것을 깨달았던 것이 아닌지...
뉴욕타임스는 긴 추모 기사로 20세기 음악계의 거장을 기렸다. (2007/04/28 0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