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 존스·코비 브라이언트·앨런 아이버스 등 차세대 스타 예약 | NEWS+ 1997년 12월11일치
그의 슬램덩크는 세기말적이다.
길게 빼문 혀, 폭발하듯 허공으로 솟구치는 근육질의 몸, 바스켓을 부술 듯 내리꽂는 한손 덩크, 그 순간 드 러나는 카리스마적인 표정….
마이클 조던(34).
아직 조던이 시카고 불스에서 뛰던 시절. 코비 브라이언트는 아직 애숭이었지만 번뜩이는 재능으로 밝은 미래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힘과 기량이 영원할 수 없으며, 이미 전성기를 넘어서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 인다. 불스의 출발이 삐걱거리는 것도, 스코티 피펜의 결장을 빼면 그의 「해결사」 노릇이 예전 만 못하다는 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6패중 대부분이 막판 2~3점차를 넘어서지 못한 결과였기 때문이다. 마지막 4쿼터를 종횡무진 누비며 경기를 뒤집던 이른바 「조던 타임」도 예전만큼 자주 나오지 않고 있다.
많은 농구 전문가들은 피펜이 가세하는 1월 이후 불스가 예전의 위력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한다 (피펜이 트레이드 요청을 했지만 적어도 이번 시즌까지는 시카고에서 뛸 확률이 높다). 조던이나 불스 선수들도 그렇게 여기는 것 같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2년전, 혹은 1년전의 불스 같은 위용은 아닐 것이다. 선수 평균연령이 30.4세로 너무 노화해 있는데다 LA레이커스, 애틀랜타 호크스 등 다른 팀의 견제가 그 어느 때보 다도 격심하기 때문이다.
제2의 조던, 혹은 조던의 후계자감을 살펴보는 것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이들이 어느 팀에서 뛰고 있는가에 따라 향후 2~3년간의 NBA 향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스턴 셀틱스와 LA레이커스, 그리고 시카고불스의 뒤를 이을 2000년대의 농구 왕국은 어디일까.
지금 추세로 본다면 LA레이커스인 듯하다. 무엇보다 공룡센터 샤킬 오닐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지만 「조던을 연상케하는」(「Jordanesque」라는 신조어가 있을 정도로 조던의 위세는 대단하다) 에디 존스의 존재도 간과할 수 없다. 경기당 20점 이상을 올리며 코트를 휘젓는 그의 경기 스타일은 실로 「조던스럽다」.
아직 후보로 간간이 얼굴을 비칠 뿐이지만 전광석화 같은 드리블과 개인기로 상대의 넋을 빼놓는 루키 코비 브라이 언트(19)도 LA레이커스 소속이다.
앨런 아이버슨은 슈팅 능력이나 스피드 면에서 조던의 후계자를 자처할 만하지만 소속팀(필라 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부진으로 빛을 못볼 때가 많다. 그밖에도 빈 베이커(시애틀), 데릭 앤더슨(클리블랜드), 마이클 핀리(댈러스), 레이 앨런(밀워키) 등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이 하루 가 다르게 나아지는 기량을 뽐내며 내일의 조던을 꿈꾸고 있다. 김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