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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기사

“자기∼우리 신혼여행 우주로 가자 응?” (NEWS+ 1997년 5월8일치)

* 뉴스플러스가 가진 장점...이라기보다 단점은, 그리고 외부로부터 달갑잖은 시선과 비아냥을 끌어모은 제1 원인은 위 제목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저급함, 선정성이었다. 그러한 흐름은 잡지의 평판을 끌어올리는 데도 큰 장벽으로 작용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美·日, 우주관광상품 개발 붐 - 
위성호텔 등 실용화 구슬땀


    달나라에서, 파랗게 빛나는 지구를 바라보며 신혼의 단꿈을 꾸어보는 것은 어떨까?

    일본의 건설회사 시미즈가 그런 꿈을 「실제상황」으로 만들어줄지도 모른다. 시미즈는 최근 지구상의 궤도에 50층짜리 「위성 호텔」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예식장도 포함된다.

    이들의 계획이 성사된다면 운좋은 커플들은 우주 유영(遊泳)을 통해 한없이 호젓한 「허공의 산보」를 즐길 수 있을 것이고, 지구보다 낮은 중력 환경에서 스포츠와 식사를 즐기는 별스런 체험도 하게 될 것이다(위성 호텔은 분당 세번씩 자전하면서 지구 중력의 70% 수준을 유지할 것이다). 영원히 잊지 못할 풍경을 기억 속에 담는 것은 물론이다.

    시미즈의 계획에 대한 일반의 관심은 더없이 뜨겁다. 『우리 계획이 발표된 뒤 수많은 사람들이 위성 호텔에 묵고 싶다며 문의전화를 걸어왔다』고 시미즈의 오누키 미스즈 대변인은 말한다. 한번 여행에 8만달러(약 7200만원)나 되는 숙박료도 별 문제가 안되는 모양이다.

    하지만 아무리 풍족한 형편이라도 좀더 인내심이 필요할 것 같다. 위성 호텔의 개업 예정일이 2020년이기 때문이다.

    시미즈의 계획이 너무 허황하게 들릴 수도 있다. 너무 먼 미래의 얘기처럼 느껴져서 별 감흥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좀더 가까운 미래의, 좀더 구체적인 소식이 있다.

    바로 「엑스상 재단」(X Prize Foundation)에 대한 얘기다. 94년에 설립된 엑스상 재단은 민간 기업의 우주여행을 장려하기 위해 1000만달러(약 90억원)의 상금을 내걸었다.

    성공적인 우주여행을 해낸 최초의 기업에 그 돈을 주겠다는 것. 현재 12개 팀이 재단에 신청서를 냈다. 

日 위성호텔 2020년 개업…여행비 7200만원

    재단을 창설한 피터 다이어맨디스 이사장은 『지난 35년 동안 정부의 우주계획이 제자리걸음을 하는데 안타까움을 느껴 이런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한다.

    재단이 내놓은 자격 요건은 꽤 까다롭다. 무엇보다 「민간」 자본과 기술이 투입돼야 하며, 비행선은 적어도 3명 이상의 사람을 싣고 고도 92km까지 올라가야 한다.

    2주일 안에 두차례 이상 성공적인 비행을 마쳐야 할 뿐만 아니라, 그에 들어간 비용이 상업적으로도 수지가 맞을 만큼 적어야 한다.

    다이어맨디스 이사장은 『앞으로 3년 안에 수상자가 나올 것 같다』고 말한다.

    『늦어도 2002년이나 2003년에는 1000만달러의 수혜자가 나올 것이다』 2003년은 라이트 형제가 인류 최초로 하늘을 난지 꼭 100년째 되는 해다.

    현재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는 로버트 주브린 박사가 이끄는 「파이어니어 로켓플레인」 팀이다. 이들은 현재 「패스파인더」(Pathfinder)라는 이름의 비행선을 개발 중이다.

    패스파인더는 언뜻 보기에도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왕복선과 퍽 다른 모양이다. 제트기와 로켓을 적당히 버무린 듯한 형태대로, 엔진도 등유를 쓰는 2개의 제트엔진과 액화산소를 쓰는 1개의 로켓 엔진을 달고 있다.

    제트엔진은 뜨고 내릴 때, 로켓 엔진은 지구 대기권을 벗어날 때 쓰일 예정이다.

    주브린 박사에 따르면 1세대 패스파인더의 파운드(약 400g)당 비용은 2500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재 NASA에서 지출하는 우주왕복선 비용의 4분의 1에 불과한 규모다.

    『패스파인더는 1차적으로 대륙간 화물 운송에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브린 박사는 말한다. 안전성과 경제성이 나아지면 일반 여객용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사실 비용문제는 자유로운 우주여행을 가로막는 최대의 걸림돌이다. 현재 NASA에서 우주 왕복선을 쏘아올리는데 드는 파운드당 비용은 1만달러선이다. NASA 연구원 존 맨킨스는 『파운드당 100달러선까지 떨어져야 민간의 우주여행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물론 그에 대한 반대 의견도 있다. 미 상무부 항공우주통상국의 캘혼 셍거 국장은 『마르코 폴로의 시대에도 실크로드에서 중국으로 여행하는 비용은 엄청나게 비쌌다』면서, 『우주산업 분야의 규모가 커지면 그에 따라서 비용도 충분히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선 민간 재활용 비행선 5∼6년내 개발할듯

    어쨌든 우주산업의 잠재적인 규모가 매우 크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맨킨스에 따르면 거의 1100만명이 우주와 관련된 관광 대열에 합류한다. 요즘의 「우주관광」이란 기껏해야 항공우주박물관을 찾거나 NASA의 연구센터를 견학하는 수준에 그칠 뿐이지만, 적어도 그만한 수가 「진짜」 우주관광의 잠재 고객일 수 있다는 추론은 가능하다.

    조지 워싱턴대 우주정책연구소의 레이 윌리엄슨 수석연구원은 『세 단계의 기술 진보가 있어야 진짜 우주관광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첫번째 단계는 사람이 아니라 위성이나 화물을 나르는 민간의 「재활용비행선」(RLV·Reusable Launch Vehicle) 단계이다.

    NASA와 록히드 마틴사가 공동으로 1999년부터 시작하는 「X-33」 프로그램이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다. X-33은 정부 주도의 우주탐사 계획을 민영화하기 위한 NASA의 프로그램에 제출된 록히드 마틴사의 아이디어.

    두번째는 재활용비행선이 비영리나 과학적인 목적으로 사람을 실어 나르는 단계. 역시 록히드 마틴사가 X-33 프로그램에 뒤이어 계획하고 있는 「벤처스타」 프로그램이 이 단계에 가깝다.

    세번째는 앞의 두 단계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뒤에나 가능하다. NASA와 록히드 마틴이 공동 추진 중인 X-33과 벤처스타 프로그램이 원활하게 진행된다면 일반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상업적 활용이 뒤따를 것이다.

    윌리엄슨 박사는 그러나 『우주선 개발은 일상적인 우주여행에 필요한 사소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우주여행을 진짜 비즈니스로 발전시키자면 엄청난 자본과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람」이라는 조건도 지나칠 수 없다. 현재 우주왕복선을 타는 비행사들은 한결같이 엄격한 시험을 통과한 건강체들이다. 따라서 일반인들이 우주 공간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혹은 어떤 병을 앓을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우주 여행에 대한 인류의 꿈은 민간기업의 활발한 참여와 더불어 최근 가속도를 얻기 시작했다. 2020년으로 잡은 시미즈의 계획도 10년쯤 더 앞당겨질지 모른다.

    우주수송협회의 에릭 스톨머 국장은 이렇게 강조한다. 『우주여행은 「만약」이 아니라 「언제」의 문제일 뿐이다』<김 상 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