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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사람들, 혹은 떠나게 하는 회사 이젠 가을 햇살한낮의 햇살이 어느새 다시 반갑고 살갑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땡볕이 짜증스럽고 견디기 어려워 나무나 건물의 그늘만 찾아 걷던 게 불과 몇 주 전인데, 어느새 그 ‘한여름’이 지나간 게다. ‘8월 염천’이라는 표현을 쓰기가 민망한 밴쿠버지만, 직사 광선의 따가움이 불편하고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였고, 그래서 점심 시간의 산보는 늘 그늘이 잘 형성된 트레일로만 다니는 것으로 굳어졌었다. 그 시간의 정규 프로그램인 달리기도 새벽 시간대로 옮겨진 지 오래였다. 새벽 달리기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 달리기 시작한 게 언제였더라? 가민 커넥트(Garmin Connect)의 기록을 보니 7월8일부터다. 이제 두 달 남짓 된 셈이다. 그 사이에 낮의 길이는 점점 더 짧아지는 대신 밤의 길이는 점점 더 길어졌다.. 더보기
회의 출근길, 버스에서 내려 2, 300 m 바다쪽으로 걸어내려가면 보이는 사무실 풍경. 일곱시 무렵이다. 뒤에 보이는 'Province'라는 표지를 단 빌딩은 밴쿠버 지역의 양대 일간지 - 하지만 모회사는 같다 - '밴쿠버 선'과 '더 프라빈스'의 건물이다. 새 직장에서 일한 지 꼭 두 달이 됐다. 아직 여러가지로 헤맨다. 일이 달라 헤매고, 직장 문화가 달라 헤맨다. 누가 누군지 파악 못해 헤매고, 어디에 어떤 양식을 써야 할지 몰라 헤맨다. 분야 자체는 '프라이버시', 혹은 '정보 프라이버시'라는 말로 넓게 포괄될 수 있으므로 언뜻 보기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 속내는 많이 다르다. 심지어 관련 법의 내용에도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는 작업의 강도와 밀도이다. 이미 모든 정책과 규정..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