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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프

새알밭을 뜨다 무슨 호텔의 조명이 온통 핑크빛이냐며 비웃었던 바로 그곳에서 하루를 묵었다. 새알밭에 살면서 새알밭의 호텔에 묵을 일이 있을까 했는데, 결국 있었다. 24일 이삿짐을 다 빼고 난 집에서, 처음에는 슬리핑백으로 잠을 자볼까 고려했지만 조금이라도 짐을 줄여보자는 생각에서, 또 굳이 그렇게 불편하게 잠을 잘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에서, 동네 호텔을 잡은 것이다. 퀸 사이즈 침대가 두 개 나란히 놓인 방은 쾌적했다. 그 동안 혼자 이삿짐 싸랴, 물건 처분하랴 녹초가 된 아내는 호텔에 들어오자마자 쓰러졌다. ...라고 말하면 퍽 이른 시간이었던 것 같지만 내가 에드먼튼 공항에 도착한 게 10시였기 때문에, 호텔에 다다랐을 때는 이미 11시가 가까운 늦은 밤이었다. 일찍 시작하는 동준이를 먼저 학교에 데려다 주고, .. 더보기
밴쿠버 가는 길 5월5일(일) 열리는 밴쿠버 마라톤에 참가하려 5월2일(목), 긴 장정에 올랐다. 새알밭에서 밴쿠버, 좀더 정확하게는 처가가 있는 써리(Surrey)까지의 거리는 1,250 km. 하지만 로키 산맥을 넘어야 하다 보니 길이 여간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도로 곳곳이 공사중이거나 중앙선을 새로 페인트 칠하느라 원활한 진행을 막는 경우가 많았다. 금요일과 다음 주 월요일 이틀을 휴가내고, 목요일 오후 3시30분, 회사 근처 도서관 건물 곁에서 가족을 만나 곧바로 캘거리 남행을 시작했다. 오늘 목적지는 400 km쯤 떨어진 밴프. 하루에 몰아서 가기에는 너무 멀다는 생각에 그 쯤에서 하루를 묵기로 했다. 그리곤 다음날(금), 다시 도로로 나서, 800 km 넘는 여정을 거쳐 써리에 닿았다. 달려도 달려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