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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겨울에 대한 질문...그리고 '사는 기쁨' 한 지인이 '이장욱'이라는 시인을 내게 소개해 주었다. '겨울에 대한 질문'이라는 시다. 겨울에 대한 질문 함부로겨울이야 오겠어?내가 당신을 함부로겨울이라고 부를 수 없듯이어느 날 당신이 눈으로 내리거나얼음이 되거나영영 소식이 끊긴다 해도 함부로겨울이야 오겠어?사육되는 개가 조금씩 주인을 길들이고무수한 별들이 인간의 운명을 감상하고가로등이 점점이 우리의 행로를 결정한다 해도 겨울에는 겨울만이 가득한가?밤에는 가득한 밤이?우리는 영영 글자를 모르는 개가 되는 거야다른 계절에 속한 별이 되는 거야어느 새벽의 지하도에서는 소리를 지르다가 당신은 지금 어디서혼자 겨울인가?허공을 향해 함부로무서운 질문을 던지고어느덧 눈으로 내리다가 문득소식이 끊기고 좋았다. 인터넷을 뒤져 그의 다른 시 몇 편도 감상했다. 기형도.. 더보기
빈 집 가끔 들러 배우고 종종 감동하곤 하는, 블로그로 알게 된 분의 블로그에서, 빈 집들의 사진을 봤다. 그 중 한 집이, 내가 태어나고 예닐곱 해를 살았던, 내 기억 속의 그 집과 흡사했다. 바로 이 사진. 그리고 사진 아래 글은 그곳에 단 댓글. 빈 집은 늘 쓸쓸해 보입니다. 다 허물어져 가는 집도 그 안에 사람이 살면 무너지지 않는다고 하지요. 그러다 사람이 뜨면 곧바로 무너져 내린다고... 집에도 어떤 정기랄까 생명이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제가 아주 어릴 적 살던 곳이 전기도 들어가지 않는 시골이었습니다. 역시 댐이 생기면서 집이 물에 잠겼는데, 잠기기 직전, 어떻게 알았는지 온집안에 노네기며 갖은 벌레들이 자심하게 출현하더군요. 뒤뜰의 밤나무와 감나무, 집을 둘렀던 개나리 울타리가 다 그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