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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한국 축구의 전통은 계속된다, 쭈욱~!


인정할 건 인정하자. 어제(화) 한국-러시아 월드컵 경기를 시청했다. 보다 보다 그렇게 재미없고 느려터진 경기는 본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홍명보 감독의 치밀한 지공 전술이라고 봐주려고 애를 써도 재미없는 경기인 것은 분명했다. 게다가, 대체 한국팀의 찬스다운 찬스가 몇 번이나 있었나?


바로 그 전에 본 브라질-멕시코 전의 전광석화 같은 스피드, 절륜한 테크닉에 눈이 익은 탓일까? 1:1로 비기긴 했지만 그 속내는 완전히 행운이라는 생각. 누가 골을 넣었는가보다 러시아의 골키퍼가 안됐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한국 축구가 아직도 저 수준이고나...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한국 축구의 전통이 뭐냐고? 바로 문전 처리 미숙. 손흥민이 정말 드물게 얻은 기회에서 말도 안되는 시쳇말로 '똥볼'을 날리자 중계하던 캐나다의 아나운서와 해설자가 허탈하게 웃으면서 옆 경기장으로 날아갔겠다라고 말하는데, 괜히 낯이 뜨거워지는 느낌이었다. 이건 헛발질도 여간해야...


아시아 축구의 수준은 보기에 딱할 만큼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는 게 사실이지만 한국의 상황은 조금 더 나쁜 것 같다. 2002년 구스 히딩크 시절부터 계속 내리막길인 듯한 인상이다 ('인상'이 그렇다는 거다. 전문가들께서는 아니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겠지). 며칠전 본 일본 축구와 견줘 봐도, 한국 축구는 과단성이 없다. 강팀이다 싶으면 선수들은 예외 없이 주눅든 모습을 보이고, 자꾸 뒤로만 뒤로만 공을 돌린다. 왜, 자살골이 그렇게 넣고 싶냐? 아무리 상대 선수들을 끌어내서 공격 기회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이해하려 해도,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오죽하면 관중들이 계속 우우 야유를 보냈겠나... 


그래도 응원은 해야겠지?



이 미니 태극기들은 아내가 한국 식품점에 갔다가 받아온 선물 아닌 선물이다. 다음 경기들에선 좀더 패기 넘치고 조직력과 속도감 넘치는 경기를 기대한다. 


경기를 보다 문득 든 상념 하나... 선수들의 유니폼에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리는 리본을 그려넣었더라면 좋았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