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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얘기

아이러니

맡긴 지 닷새 만에 다시 찾은 내 자전거. 반으로 접을 수 있는 '폴딩 바이크' (folding bike)지만 바퀴는 풀 사이즈다. 7, 8년 전 LL Bean에서 온라인으로 샀다. 무슨 생각으로, 직접 타보지도 않고, 이리저리 점검도 해보지 않고 덜컥 주문했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스스로 한심하고 놀랍다. 싸다고 생각해서 그랬었나? 아니면 사진으로 본 겉모습이 그럴듯해서? 이젠 기억도 안나지만, 그래도 자전거가 쓸 만해서 다행이었다. 'Dahon'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접이식 자전거 브랜드라는 것도 근래에야 알았다. 


'자전거로 출퇴근하기' (Bike to Work) 캠페인이 시작되던 지난 월요일, 내 자전거에 문제가 생겼다. 기어 박스가 덜컥 거리고, 기어 변속도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MEC에 자전거 수리를 맡기고 화요일부터 아내의 여성용 자전거를 이용했다. 약간 쑥스러운 느낌도 없지 않았지만 그게 대수랴 싶었다. 


오늘(토) 자전거를 찾았다. 이래저래 수리비에 부품비에 세금 더하고 해서 63달러쯤 나왔다. 거기에 반드시 달도록 돼 있는 전조등이 49달러였다. 세금을 더하니 52불. 합계 115달러. 월 124달러 하는 버스 정기권 - 물론 전철과 씨버스도 얼마든 이용할 수 있다 - 값이 나왔다. 그나마 6월 버스비를 절약할 수 있게 됐구나 했더니, 자전거를 타나 버스를 타나 비용 면에선 거기서 거기... 


하하 참. 이런 걸 아이러니라고 해야 하나, 코미디라고 해야 하나? 

자전거 전조등. 전조등과 후미 경고등을 달지 않았다가 교통경찰에게 걸리면 벌금을 물어야 한다. 의무 사항이라는 뜻. 요즘 조류에 맞게 USB 포트로 충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