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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얘기

태평양 띠의 한 점 토피노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 있는 토피노(Tofino)라는 곳에 갔다. 차를 2백대 넘게 싣는 거대한 페리로 한시간반쯤 바다를 건너 밴쿠버 아일랜드로 갔고, 그곳에서 다시 차로 3시간쯤 구불구불 산길을 달려 목적지에 닿았다.

이른바 '태평양 환'(Pacific Rim)의 한 점을 이루는 토피노는 그 주변의 절경, 하늘을 찌를듯 거대하게 치솟은 온대 우림의 거목들, 마치 띠를 두르듯 삼면으로 놓인 크고 작은 섬과 협곡의 해협, 드높은 파도 들로 수많은 관광객과 서핑 하는 이, 카약이나 카누 타는 이, 새 구경꾼 들을 끌어모으는 곳이다.

이 지역을 통할하는 클레이오쿼트 사운드(Clayoquot Sound)는 1990년대초, 그 일대의 벌채를 반대하는 환경운동가들과 목재 회사들 간의 싸움 덕에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다 2000년, 마침내 유네스코가 이곳을 '세계 생물권 보호지역'(Biosphere Reserve)으로 정했다. 

비가 많이 내리고 기후가 온난해서, 이곳의 나무들은 다른 곳에 견주어 그 차원 자체가 다른 듯하다. 대여섯 명이 손을 잡고 둘러서도 모자랄 만한 몸피에, 족히 3,40m는 될 듯한 까마득한 높이, 줄기 곳곳은 이끼와 다른 풀들로 뒤덮여 풍성한 생명의 잔치를 보여주었다. 온타리오 주에서 보아 온 나무들과 너무나도 그 크기가 달라서, 꽤 여러번 충격에 빠졌다. (2007/09/29 1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