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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비늘

차가 눈 속에 빠지다

수난 | 2005년 2월 20일 오전 4:41
 

하이 폴스. 이름과 달리 그닥 높지도 않았고, 폭포도 보이지 않았다. 얼음의 행색으로 대략 어디쯤으로 물이 떨어지는지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이다.

하이 폴스(High Falls, 높은 폭포? 그냥 ‘하이’ 폭포라고 해야겠지) 쪽 트레일이 좋다고 해서 한 번 가보기로 했다. “혼자 가도 괜찮겠어?”라고 아내가 걱정 섞인 음성으로 물었지만 설마 잘 정리된 트레일에서 무슨 일이 생기랴.

그런데 웬걸, 무슨 일이 생겼다. 그것도 아주 단단히. 주 도로가 끝나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난 화살표와 함께 ‘Magpie/High Falls Scenic Trail’이라는 간판이 보였다. 그쪽 길도, 주 도로만은 못해도 차로 조금 더 나갈 수 있을 듯했다. 길목에 트럭이 한 대 서 있던 것을 보고 눈치를 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게 실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