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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뉴욕 필의 말러 연주를 망친 아이폰의 '마림바' 소음의 전말, 그리고 한국의 엉뚱한 오보

먼저 미국 뉴욕필하모닉의 아이폰 소동.

지난 1월10일 밤 뉴욕 링컨 센터에서 벌어진 '아이폰 사태'가 화제다. 뉴욕 필하모닉이 말러 9번 4악장을 연주하던 도중 아이폰의 '마림바' 소리가 울려퍼지자 지휘자인 앨런 길버트가 연주를 중단해 버린 것. 연주 도중 휴대전화 소리가 튀어나온 것은 별로 놀랍지도, 새삼스럽지도 않은 일이지만, 그 때문에 연주 자체를 멈춰 버린 사례는 일찍이 없었다. 


그리고 한국 언론의 오보, 혹은 무지.

여기까지는 해피엔딩이다. 문제는 이에 대한 한국 언론, 특히 중앙일보 인터넷판의 보도이다 ('
아이폰 끌줄 몰라 ... 뉴욕필 공연 중단'). 그중 문제가 된 대목 (내가 그 부분을 굵은 글씨체로 바꿨다): 

뉴욕필이 10일 밤(현지시간) 뉴욕 링컨센터 에이브리 피셔 홀에서 연주한 곡은 구스타프 말러의 아홉번째 교향곡 ‘대지의 노래’. 뉴욕 타임스(NYT)에 따르면 6악장의 클라이맥스를 지나 정적 속에 선율이 울려 퍼지는 극히 섬세한 대목에서...

디지털 시대의 글쓰기와 책임.

아래 비디오는 임정욱님이 추천한 것이다. "쓰신 글을 보고 스캇로젠버그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한번 보시죠. http://youtu.be/o7vG5ChZZN8 정말 이런 History기능을 각 기사마다 붙여주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요는, 자기가 쓴 글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여기에서 로젠버그가 권하는 방법은 디지털 시대의 문법에 걸맞은 것이어서 더욱 설득력이 높다.



(2012년 1월17일 업데이트) 중앙일보 웹사이트의 기사를 다시 확인해 보았다 (아래 캡처). 혹시 고쳤나 싶어서... 그랬더니 '6악장'만 '4악장'으로 고쳤다. 곧 죽어도 '아홉번째 교향곡 대지의 노래'란다. '대지의 노래'가 작곡 순서로는 아홉 번째가 맞지만 말러가 '9번'의 징크스를 피해보려 굳이 이를 '대지의 노래'라고 붙였고, 이후에 9번이라는 번호를 붙인 정식 교향곡이 작곡되었다. 요는, 둘은 별개의 작품들이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