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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한공연 앞둔 日 바이올리니스트 앤 아키코 마이어즈, 교코 ­다케자와 (NEWS+ 1997년 5월15일치)

    『열정적인 완벽성, 저돌적인 기교, 우아한 연주!』(로스앤젤레스 타임스)

교코 다케자와

  『불꽃 같은 강렬함이 두 악장의 격렬한 파도 속에서 살아 숨쉰다. 그녀는 아주 위험해 보이는, 곡 예와 같은 기교와 복잡한 리듬 구조를 완전히 터득했다』(디아파종)

    앤 아키코 마이어즈(27)와 교코 다케자와(31)에 대한 언론의 평가다. 흔히 부풀리기 쉬운 것이 연 주평임을 고려하더라도 이 경우는 좀 지나친 것 같다. 비평보다 찬사에 더 가깝다. 매체의 지명도 에 기대어 보지만 의구심은 여전히 가시지 않는다. 대체 얼마나 대단한 연주가들이기에….

    마이어즈는 그 경력으로 볼 때 일본보다 미국에 더 큰 친화력이 있는 듯하다. 그녀는 미 캘리포 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태어났으며 연주가로서의 모든 경력도 미국에서 쌓았다. 그녀가 일본인 혈통임을 짐작케 하는 것은 동양적인 외모와 「아키코」라는 중간이름 뿐이다. 그 이름조차 일본에 서의 높은 인기를 의식해 뒤늦게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살 때 바이올린을 잡은 뒤 일곱살 때 오케스트라와 처음 협연할 만큼 천재성을 보였던 마이어 즈의 기량은 줄리어드의 명교수 도로시 딜레이 여사와 인디애나 대학의 조세프 긴골드를 만나면 서 한껏 만개했다. 활짝 핀 그녀의 기량은 보스턴 심포니, 로스앤젤레스 필, 로열 필, NHK 심포 니 등 세계적 오케스트라와의 성공적인 협연으로 더욱 확고해졌다.

    다케자와도 기량 면에서는 마이어즈 못지 않다. 세살 때 처음 활을 잡은 뒤 일곱 살 때 미국 순 회연주를 가졌을 정도다. 도로시 딜레이의 노하우를 전수받은 것은 마이어즈와 닮은 점. 그러나 그녀의 주요 경력은 일본에서 이루어졌다.

    특히 전일(全日)학생콩쿠르와 일본음악콩쿠르 우승은 그녀가 해외로 진출하는데 확실한 교두보가 됐다.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필하모니아, 미네소 타오케스트라 등과의 협연으로 지명도를 높였다.

    두 사람의 연주 성향은 퍽 대조적이다. 무엇보다 외모에서 그러한 차별성이 감지된다. 마이어즈는 화려한 외모 그대로 「불같은」 연주가 장기다. 「강렬한 연주자」 「저돌적인 기교」 같은 언론의 평 가도 같은 맥락이다. 로열 필하모닉과 함께 녹음한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헤수스 로페즈 코 보스 지휘 BMG)은 마이어즈의 그러한 특성이 잘 발휘된 음반이다.

    다케자와는 그에 비해 다소 내향적인 연주 성향을 보여준다. 저돌적이고 역동적이기보다는 예쁘 고 섬세한 사운드를 만드는데 더 재능이 있어 보인다. 밤베르크 심포니와 협연한 멘델스존의 바 이올린 협주곡(클라우스 페터 플로어 지휘 BMG)에서 그녀의 「예쁜」 보잉을 들을 수 있다.

    5월과 6월, 두 사람의 대조적인 연주 스타일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마이어즈의 공연은 5월16일(리틀엔젤스회관), 다케자와의 공연은 6월11일(KBS홀, 이상 오후 7시30분)에 있다. 뿌리 깊은 민족적 편견만 탈색시킬 수 있다면 퍽 인상적인 체험이 될 두 연주회다(문의 크레디아 02-598-8277). <김 상 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