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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얘기

머리가 나쁘면...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 라는 말이 있다. 속담인가? 그런데 내 경우에는 손발에만 그치지 않고 애먼 아내에게까지 영향이 미치는 것 같아 미안하고 당혹스럽다. 


오늘만 해도 그랬다. 자전거를 타고 출근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회사에서 입을 옷을 챙겨 오지 않은 것이다. 오전만 일하고 오후에는 집으로 돌아갈 계획이어서 도시락도 간식도 챙기지 않으면서 짐이 가벼워졌고, 그래서 가방을 작은 것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그만 깜빡한 것이다. 점심때 뛸 운동복과 속옷은 챙겼으면서... (하긴 지난 주인가 지지난 주인가에는 허리띠를 놓고 와서 허리띠 없이 하루를 버틴 적도 있다. 바지가 내 허리에 딱 맞았기를 다행이지, 혹시라도 헐렁한 바지를 챙겨왔더라면 큰일 날 뻔했다.)


사실은 오늘 하루 동안 집에서 일하면서 오전과 오후로 각각 예정된 동준이와 성준이의 교사-학부모 면담에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VP들이 모이는 회의에 내가 발표할 건수가 생기면서 오전 계획은 무산되고 회사로 나올 수밖에 없게 되었다. VP들 모인 자리에 운동용 쫄쫄이 바지에 러닝 셔츠를 입고 나갈 수는 없지 않은가. 결국 아내가 아이들을 학교로 보내고, 부랴부랴 차로 옷을 들고 왔다. 아이고, 아내에게 미안하고 창피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