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새알밭

Winter Redux 수요일은 봄이었다. 눈부신 햇살, 버스가 지나가며 일으키는 먼지, 서서히 물을 머금어 가는 나뭇가지... 아 이제 봄이 왔구나! 그러더니 목요일, 겨울이 돌아왔다. 잔뜩 찌푸린 하늘이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듯한 기세더니 오후 2시쯤부터 눈발이 날렸다. 눈발은 점점 더 촘촘해져서 폭설로 변했다. 얼마 안 있어 온 도로가 눈에 뒤덮였고, 퇴근할 무렵에는 교통 사고 때문에 통근 버스가 우회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눈은 계속 내렸다. 어둑어둑 밤이 돼도 그칠 줄 몰랐다. 물기 머금은 눈은 묵지근해서 넉가래로도 잘 밀리지 않았다. 토론토에서 눈 치우던 시절이 문득 떠올랐다. 진저리가 처졌다. 다음 날. 눈발이 그친 듯하더니 오후에 다시 돌아왔다. 폭설은 아니었지만 펄펄 날리는 눈발의 기세는 여전히 만만치 .. 더보기
드디어 새알밭에서 스키 타기! 지척에 스키장을 두고도 스키 장비가 없어 차로 30분 이상 운전해 가야 하는 이웃 동네 '셔우드 파크'(Sherwood Park) - 공원 이름이 아니라 동네 이름입니다 - 에서 스키를 타곤 했는데, 얼마전 스키 장비 대세일 때 스키 일습을 구입한 덕택에, 드디어 동네에서 스키를 탔습니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스키는 가파른 언덕을 내려오는 다운힐 (Downhill) 스키가 아니라, 평지 (낮은 둔덕도 가끔 포함되지만)를 다니는 '크로스 컨추리' (Cross Country) 스키를 가리킵니다. 지난 3년 동안은, 계속 빌려서 탔습니다. 그래도 비용이 만만했던 데다, 크로스 컨추리 스키를 얼마나 타랴 싶어서였습니다. 그런데 겨울을 날수록 산을 내려오는 다운힐보다, 강이고 들판이고, 눈 쌓인 데면 어디든 내.. 더보기
주말의 폭설 금요일 밤부터 눈이 내렸다. 일찍부터 대설 주의보가 나온 상황이라 예상하기는 했지만 쉼없이 내리는 눈을 보는 마음은 별로 편치 못했다. 눈은 토요일 하루 종일 그치지 않았고, 일요일 아침에도 여전히 잔설을 뿌리고 있었다. 토요일 오전과 오후에 한 번씩 눈을 치웠는데도 밤새 내린 눈 때문에 치운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올 겨우내 내린 적설량 합계 (10cm 남짓)보다, 주말 사흘간 내린 눈의 양(15cm 이상)이 더 많다고 했다. 아침 먹기 전에 치우겠다고 했더니 아내는 아침을 먹고 다 함께 나가서 눈을 치우잔다. 그래서 오랜만에, 다 함께 눈을 치웠다. 물론 성준이는 늘 그렇듯이 너스레와 희소리에만 강했고, 정작 눈 치우는 데는 관심도 없었다. 눈 치운 자리 위로 자전거를 타기 바빴다. 오히려 동준이가 .. 더보기
신나는 눈썰매 타기 영하 16도, 18도까지 곤두박질쳤던 기온이 일요일에는 점점 올라가더니 오후 들어서는 영상으로 돌아섰다. 오전 영하 12도였던 게 오후에는 영상 4도다. 오전 내내 하늘을 덮었던 회색 구름도 어느덧 물러나, 눈부신 햇살이 사방을 물들였고 파란 하늘이 열렸다. 오늘도 눈썰매를 안탈 수 없지. 날씨가 화창해서 그런지 지난 주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아이들이 몰려나왔다. 뭐 그래봤자 20명 안팎이었지만... 이번에는 짤막한 비디오도 찍었다. 동준이의 신나는 슬라이딩. 엄마와 성준이의 2단 썰매 타기. 더보기
LSD...그리고 눈썰매 타기 일요일. 날씨는 두 주 가까이 푸근하다. 낮 기온이 영상을 가리키는 이런 날씨의 겨울이라면 정말 살 만하다. 오늘은 좀 길게 뛰는 날. 오는 4월에 있을 '새알밭 텐 마일러' (16km)의 코스를 뛰어보려다 몇몇 보도 위의 눈이 아직 제대로 치워지지 않은 것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 미처 생각해둔 코스가 없어 이리 돌고, 저리 돌고, 저쪽으로 내려갔다가, 다른 쪽 눈밭 길을 좀 달렸다가, 하면서 11마일 (약 19km)을 채웠다. 그렇게 이 골목 저 골목 다니다가, 동네 언덕에서 눈썰매 타는 아이들을 보았다. 잊고 있었다. 그래 저런 언덕이 있었지! 집에 돌아오자마자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언덕으로 갔다. 그리곤 신나는 미끄럼, 미끄럼. 작년만 해도 언덕이라면 질색을 하던 동준이도, 올해는 웬일인지 순순이.. 더보기
꼭꼭 싸매라, 살 보일라...Bundle Up Warm!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 하긴 이상 난동이 너무 오래 갔다. 12월부터 겨울이 시작된 것으로 쳐도 한 달 반 동안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진 적이 거의 없었던 셈이니, 에드먼튼과 새알밭의 겨울이 좀 유난스럽긴 했다. 그러더니 지난 토요일 밤, '한랭전선이 서부 프레어리 (Prairie) 주로 향하고 있다'라는 경고가 날씨 사이트에 떴다. 드디어 시작이다. 지난 일요일 아침 식료품을 사러 집을 나서는데, 미니밴에 달린 온도계가 차고를 나서자마자 금새 -16도를 가리킨다. 그러더니 영하 19도와 20도 사이를 오락가락... 체감온도는 영하 25도였다. 간밤에 내린 눈을 치우는데, 밖에 노출된 볼이 금세 얼얼해졌다. 그 얼얼함의 감각이, '이런 날씨에서는 도저히 못 뛰겠다'라는 판단을 내려주었다. 그래서 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