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3/05

'로봇 사랑'도 대물림? 레고를 이용한 성준이의 로봇 제작 기술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이 사진 속의 로봇은 영화 'Pacific Rim'을 아직 알기 전에 만든 것이다. 개그콘서트의 '거제도' 코너에 보면 신보라와 정태호가 서울 아저씨 - 때로는 우체부 아저씨 -가 한 말을 중얼중얼, 열심히 반복 학습하는 장면이 있다. 요즘 성준이가 그렇다. "I want Gypsy Danger, but it won't be available on my birthday, because the movie Pacific Rim will not open until July, but once the toy robot is available, daddy and mommy will buy it for me..." 토씨까지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대충 저.. 더보기
스웨덴의 여형사 아이린 후스 시리즈 - 'The Golden Calf' 스웨덴의 ‘여류’ 추리 소설가 헬렌 투르스텐의 민완 여형사 ‘아이린 후스’ 시리즈 그 다섯 번째, ‘The Golden Calf’ (소호 크라임, 340 페이지)를 읽었다 (다른 작품들에 대한 독후감은 여기). Golden Calf는 말 그대로 ‘금송아지’를 말하는데, 이는 돈이나 부(富)를 상징하고, 이스라엘 사람들이 숭배했던 우상을 뜻하기도 한다. 이 소설 속의 온갖 살인 사건들, 등장 인물들 간의 왜곡된 관계를 일관되게 묶어주는 연결고리이기도 하다. 형사치고는 너무나 평온하고 행복하기까지 한 스웨덴 예테보리 시경의 강력계 베테랑 아이린 후스 (현지 발음을 존중한다면 이렌느 후스?). 여기에서 ‘너무나’는 한국에서 남용되는 본을 따라 ‘꽤’ ‘매우’ ‘아주’ ‘퍽’ ‘되우’ 같은 부사 대신 쓴 것이 .. 더보기
눈이 호사하는 SF 영화 '오블리비언' 지난 토요일 (5월11일),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오블리비언'(Oblivion)을 아내와 함께 보았다. 개봉한 지 이미 3주가 지나 씨네플렉스의 객석은 텅 비어 있었다. 몇십 명이나 될까? 아마 대부분의 관객은 아이언맨 3를 보러 갔을테고, 우리도 그걸 볼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아내도 나도, 굳이 이 영화를 더 보고 싶어 했다. 왜? 톰 크루즈 때문에? 아니, 그 영화의 아름다운 '그림'들 때문에. 톰 크루즈가 타는 순찰 비행선, 톰 크루즈를 감시, 보호, 경계하는 드론(Drone), 톰 크루즈와 여자 동료 빅토리아 (안드레아 리즈보로)가 동거하는 하늘집, 폭격으로 움푹 파여 폐허가 된 펜타곤, 형해만 앙상하게 남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외계인이 파괴해 긴 달걀형으로 흩어져 파편들의 모음.. 더보기
또 하나의 주목할 만한 데뷔: 'A Killing in the Hills' 웨스트 버지니아 중의 가난한 소읍 '애커스 갭' (Acker's Gap)은 어느 집에 숟가락이 몇 개나 있는지, 어젯밤에 누가 부부싸움을 했는지, 뉘집 애가 사고를 쳤는지, 모두가 모두를 훤히 아는 그런 동네다. 어느날 이 동네의 로컬 레스토랑 '솔티 도그'(Salty Dawg)에서 70-80 대의 동네 노인 세 명이 머리에 총을 맞고 그 자리에서 즉사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주말이면 매일 모여 살아가는 얘기를 나누곤 하던 노인들이었다. 은퇴한 지 10년이 넘어 다른 이의 원한을 살 만한 일에 연루되거나, 비즈니스 상의 갈등을 촉발했을 가능성도 없는 동네 원로들이었다. 대체 왜 이들은 그처럼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야만 했을까? 누군가가 레스토랑으로 들어와 세 노인을 차례차례 처형하듯 살해했지만, 정작 그 안.. 더보기
세상에서 제일 힘센 사서 (The World's Strongest Librarian) 제목: The World's Strongest Librarian: A Memoir of Tourette's, Faith, Strength, and the Power of Family (세상에서 제일 힘센 사서: 투렛 증후군, 신앙, 근력운동, 그리고 가족의 위대함에 관한 회고록)지은이: 조쉬 해나가니 (Josh Hanagarne)출판사: Gotham (펭귄 계열사)출간일: 2013년 5월2일분량: 288 페이지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 시립 도서관의 사서로 일하는 조쉬 해나가니의 솔직하고 유쾌하고 감동적인 회고록. 몰몬 교도의 아들로 태어나, 투렛 증후군 때문에 학교와 사회에서 갖은 고생을 하면서도 끝내 희망과 유머를 잃지 않고 장애에 맞서는 저자의 사연이 퍽 흥미롭다. 비단 자신의 장애와 가족사에 대한 .. 더보기
밴쿠버 가는 길 5월5일(일) 열리는 밴쿠버 마라톤에 참가하려 5월2일(목), 긴 장정에 올랐다. 새알밭에서 밴쿠버, 좀더 정확하게는 처가가 있는 써리(Surrey)까지의 거리는 1,250 km. 하지만 로키 산맥을 넘어야 하다 보니 길이 여간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도로 곳곳이 공사중이거나 중앙선을 새로 페인트 칠하느라 원활한 진행을 막는 경우가 많았다. 금요일과 다음 주 월요일 이틀을 휴가내고, 목요일 오후 3시30분, 회사 근처 도서관 건물 곁에서 가족을 만나 곧바로 캘거리 남행을 시작했다. 오늘 목적지는 400 km쯤 떨어진 밴프. 하루에 몰아서 가기에는 너무 멀다는 생각에 그 쯤에서 하루를 묵기로 했다. 그리곤 다음날(금), 다시 도로로 나서, 800 km 넘는 여정을 거쳐 써리에 닿았다. 달려도 달려도.. 더보기
Rage Against the Dying '비밀을 지키는 것과 거짓말을 하는 것은 똑같은 기술을 요구한다. 둘다 습관이 되고 거의 중독에 가까워져 심지어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그러지 않기가 어렵게 된다. 예를 들면 사람들은 자기 나이를 말하는 여자를 절대 믿지 말라고 충고한다. 그 비밀조차 지킬 수 없다면 당신의 비밀도 지키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쉰아홉 살이다.' '죽어가는 자들에 대한 분노'쯤으로 번역될 'Rage Against the Dying' (베키 매스터먼 지음)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브리짓 퀸(Brigid Quinn)의 인상적인 방백 중 하나다. 퀸은 전직 FBI 요원이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은퇴한 지 4년이 지났고, 우연히 한 강의에서 만난, 역시 은퇴를 앞둔 대학 교수 카를로 - 그래서 퀸은 그를 Professor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