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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비늘

명품 잔디깎이 기계 '가데나 아큐'

아내와 나는 '가데나' (Gardena)라는 독일 회사의 제품들에 유난한 호감을 갖고 있다. 잔디밭 물뿌리개, 전정가위, 좀더 굵은 가지를 치는 또다른 가위, 차나 집 벽을 청소할 때 쓰는 권총형 물뿌리개 등이 다 가데나 제품이다. 가데나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제품들에 하늘색과 주황색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디자인이 - 적어도 우리에게는 - 다른 회사 제품들보다 더 뛰어나다는 점도 한 특징이다. 

위 사진에서 보는 잔디깎이 기계 (Lawnmower)는 지난해 늦가을, 아내가 홈디포에 들렀다가 매장 전시용으로 나온 것을 할인해 집어온 것이다. 이름이 아큐(Accu)이다. 지난해는 일단 '전시'만 하고, 올해부터 캐나다 지역에 본격 판매하기 시작했다. 모양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여느 전동 론모우어와는 사뭇 다른 외양을 하고 있다. (Accu에 대한 좀더 상세한 정보는 여기에 담겨 있다). 

그런데 이 야릇한 모양새가 다 그 나름의 이유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써보면 안다. 구동하고 방향 틀기가 여간 수월하지 않다. 배터리를 충전해 쓰니 긴 전선줄 걱정 안해도 되고, 휘발유나 가스를 넣어쓰는 제품들처럼 냄새 날 걱정도 없다. 두 겹으로 벌어진 손잡이를 브레이크 잡듯 오무려 붙인 상태에서 네모난 버튼을 누르면 작동된다. 손잡이에서 손을 떼는 순간 두 겹 핸들도 저절로 떨어지고 작동이 즉시 멈춘다. 안전사고의 위험이 거의 없다. 

요즘 잔디 깎는 재미의 8할은 이 '아큐' 덕택이다. 민들레 뽑는 사전 작업이 좀 피곤하지만...  (2007/05/06 08:39)

후기. 이 잔디깎이 기계는 토론토에 두고 왔다. 바퀴가 빠졌는데, 그걸 고칠 만한 부품이 없었다. 찾아헤매다 포기했다. 결국 대중적으로 널리 팔리지 않는 기계는 쓸 때는 모르지만 일단 고장 나면 골치다. 그래도 잘 돌아가는 동안에는 원없이 잘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