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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비늘

해리 포터 야단법석

해리 포터 열풍이 절정에 다다랐던 무렵의 이야기...
해리 포터 7권 도착   

한 이틀 늦었다. 오늘 해리 포터 7권이 도착했다. 지난 토요일 오후 난데없이 책 두 권이 배달되어 이게 무슨 변고인가 잠시 헷갈린 바 있다. 알고 보니 앞집으로 가야 할 책이 우리 집으로 잘못 배달된 것. 앞집 주소는 336, 우리 집은 335. 한끝 차이라지만 홀수 주소와 짝수 주소가 서로 맞은 편에 있기 때문에 여간해서는 헷갈리기 어려운데... 워낙 해리 포터 팬들이 많으니 배달부도 퍽이나 바빴겠지... 

옆집에 책을 전해주니 반색을 했다. "이게 뭔지 아느냐?"라고, 그 집 주인은 웃으며 물었다. 물론이지. 해리 포터 아니냐? 오늘 잠 자긴 다 틀렸다, 라고 그녀는 또 한 번 웃었다. 

하루 늦게, 우리도 책을 받았다. 박스에 쓰인 경고 문구가 웃긴다. "머글들은 주목할 것 - 7월21일 전에는 배달하거나 열어보면 안됨." 

우리가 주문한 것은 '성인판'이다. 그 내용이야 다를 것 있나. 값도 같다. 다만 표지 디자인이 아동판에 비해 좀 더 점잖다. 

이 책의 첫 번째 독자는 물론 아내이다. 나는 아직 6권도 읽지 않은 상태이다 (물론 다른 현실적 보신주의 - 몸조심해야 하지 않겠나 - 도 작용했지만... :). 슬슬 6권부터 시작해 봐야겠다. (2007/07/24 05:24)

해리 포터...야.단.법.석 

난리다. 7월21일 해리 포터 시리즈의 완결편 출간을 앞두고 난리다. 생난리다. 신문 잡지 라디오 티비, 거의 정신이 반넘어 나간 것 같다. 

7편에서 해리 포터가 과연 죽을까? 살까? 그럼 누가 죽을까? 허마이오니? 론? 해그리드? 6편에서 스네이프에게 죽임을 당한 것으로 돼 있는 덤블도어는 정말 죽은 것일까? 혹시 볼디모트를 속이기 위한, 덤블도어와 스네이프 간의 고도의 밀약이 아닐까? 그래서 7편에서 짜잔~하고 되살아오는 것은 아닐까? 완결편에서 진짜 영웅은 혹시 해리 포터가 아니라 네빌 롱바텀이 아닐까? .... 온갖 설왕설래에 음모 이론까지... 그야말로 상업주의의 한 극단을, 해리 포터는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나는 해리 포터가 과연 7편에서 끝날까? 아니, 출판사와 영화사 들에서, 과연 7편에서 끝나도록 내버려둘까 의심스럽다. 이렇게 큰 돈벌이를 그냥 묵묵히 사장시키기에는 거기에 연루된 온갖 상업적 이권이 정말 너무나 크다. 

오늘 잠깐 들른 챕터스 서점 한쪽 귀퉁이에,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퀴디치 팀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사방을 에워싼 그 떠들썩함을 고려하면 도리어 지나치게 소박하다 싶은 장식이었다. 

어쨌든, 해리 포터가 온다. 그후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습니다, 로 끝나든, 혹은 몇몇 신문이 역겹게 호들갑을 떤 것처럼 해리 포터가 운명을 달리하게 되어, 그 소식을 접한 수많은 어린 독자들이 너무나 크게 상심한 나머지, 그 상심이 영원한 낙인처럼 남아 심리적 트로마로 작용하게 되든, 어쨌든 그 완결편이 온다. (2007/07/17 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