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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쓰밴쿠버

날씨 '따뜻한' 밴쿠버에 왔구나, 하고 새삼 실감하는 순간은 아래 그림처럼 에드먼튼과 밴쿠버의 겨울 날씨를 비교해 볼 때이다. 에드먼튼은 바야흐로 한겨울, 폭설을 맞고 있다. 밴쿠버는 영상의 기온 속에 오락가락 비를 맞는 중이고... 문득문득 에드먼튼의 날씨를 들여다본다. 4년전, 에드먼튼에 처음 왔을 때도 그랬다. 한동안 토론토의 날씨를 살폈다. 그러면서 내가 얼마나 추운 지방으로 올라왔는가를 상기 받곤 했다. 요즘은 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한밤중에 문득 깨어, '지금 에드먼튼의 날씨는?' 하고 불현듯, 잠결에도 태블릿을 들여다본다. 이곳은 영상 8도, 혹은 9도, 저쪽은 영하 8도, 혹은 영하 9도... 아, 그렇지, 나는 지금 밴쿠버에 있지... 지금 새알밭에 있었다면 새벽에 일어나 눈부터 치웠.. 더보기
잃어버린 세대 '잃어버린 세대'라는 말이 흔하다. 본래 그 말 'lost generation'이 가리키는 이들은 1차 세계대전 중에 자란 세대를 가리키고,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를 통해 대중화했다고 하는데, 이제는 어디에서나 대충 갖다 쓰는 듯하다. 이를테면 한국의 요즘 대졸자와 20대들을 그렇게 일컫기도 하고, 어제 집어든 이 지역의 주간지 'North Shore Outlook'에 따르면 치솟는 집값을 감당 못해 태어나고 자란 노쓰밴이나 웨스트밴 (웨스트 밴쿠버)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주하는 요즘 젊은 세대를 지칭하기도 한다. 별로 치밀하게 잘 취재된 것 같지 않고, 그저 '카더라'에 많이 의존한 기사 아닌 기사로 비쳤지만, 어쨌든 노쓰밴의 신참인 내게는 퍽 흥미로운 주제였다. 그 내용은 나도 .. 더보기
스카이프 아내, 아이들과 떨어져 있는 동안 스카이프(Skype)를 이용해 서로 얼굴을 확인했다. 구글 토크, 페이스북 등 다른 대안도 있었지만 본래부터 써와 익숙한 스카이프에 주로 의존했다. 카메라에 얼굴 들이대는 것이 마냥 재미있는 성준이는 카메라에 종주먹을 들이대며 집에 함께 있을 때면 수시로 하는 격투 장면을 연출하곤 했다. 주로 저녁 때 전화를 걸어서 그런지 동준이는 주로 '식사중'이셨다. 행복한 콧소리가, 엄마 쪽에서는 너무 시끄러웠겠지만 내게는 제법 흥겨운 노랫가락처럼 들리기도 했다. 오늘이 이삿날이다. 아내 혼자 잘하고 있을까? 아침에 전화를 했더니 이삿짐 트럭이 와서 짐을 싣는 중이라고 했다. 나는 한 시간 시차가 나는 밴쿠버의 사무실에 앉아 있다. 새 직장에 다니기 시작한 지 얼마 안돼서 자꾸 빠.. 더보기
밴쿠버 근황 점심 때면 걷는 산책로. 이 길을 따라 2 km쯤 더 올라가면 스탠리 공원으로 연결된다. 밴쿠버는 겨울이 혹독하지 않기 때문에 단열과 난방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하고, 그래서 크고 넓은 유리들로 이뤄진 건물이 유독 많다. 그런 건축 양식은 깔끔하고 시원시원한 느낌을 준다. 친구에게, 잘 지내지? 한국도 이젠 가끔 소슬바람 부는 가을이겠다. 가을녘이면 유난히 아침 커피가 더 맛있는 것 같다. 별일 없니? 한국에 들어갔을 때 잠깐 만나긴 했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재회의 기쁨을 제대로 누린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아쉽다. 나는 9월30일부터 밴쿠버의 새 직장에 다닌다. 정신없이 바쁘다. 모든 내용과 형식과 구조를 처음부터 만들고 꾸미고 세워야 하는 자리여서 심리적 부담과 압박도 상당하다. 이렇게 스.. 더보기
집을 사다 둘러본 어느 타운하우스의 침실에서 내다본 노쓰밴쿠버의 산자락 풍경. 밴쿠버 이웃동네가 아니라 어느 궁벽한 산촌에 온 듯한 착각을 잠시 불러일으키는 풍경이었다. 108. 지난 목요일 한나절, 살 집을 찾느라 노쓰밴쿠버에서 차로 돌아다닌 거리가 108 km였다. 한편, 오늘(일) 아침 8시15분에 아내와 아이들을 싣고 새알밭으로 날아간 웨스트젯의 비행편이 108이었다. 그저 무의미한 우연이겠지만 지난 며칠 간의 고민, 타이밍과 맞물려 '백팔번뇌'의 108과 자꾸 연결되는 심사를 어쩔 수 없었다. 집을 샀다. 목요일 하루 휴가를 내서, 아이들을 데리고 밴쿠버로 급히 날아온 아내와 함께, 공항에서 빌린 미니 밴으로 현지의 부동산 중개인을 따라다니며 집들을 봤다. 중개인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됐는데, 한국 분이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