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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얘기

날씨

'따뜻한' 밴쿠버에 왔구나, 하고 새삼 실감하는 순간은 아래 그림처럼 에드먼튼과 밴쿠버의 겨울 날씨를 비교해 볼 때이다. 에드먼튼은 바야흐로 한겨울, 폭설을 맞고 있다. 밴쿠버는 영상의 기온 속에 오락가락 비를 맞는 중이고...




문득문득 에드먼튼의 날씨를 들여다본다. 4년전, 에드먼튼에 처음 왔을 때도 그랬다. 한동안 토론토의 날씨를 살폈다. 그러면서 내가 얼마나 추운 지방으로 올라왔는가를 상기 받곤 했다. 


요즘은 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한밤중에 문득 깨어, '지금 에드먼튼의 날씨는?' 하고 불현듯, 잠결에도 태블릿을 들여다본다. 이곳은 영상 8도, 혹은 9도, 저쪽은 영하 8도, 혹은 영하 9도... 아, 그렇지, 나는 지금 밴쿠버에 있지... 지금 새알밭에 있었다면 새벽에 일어나 눈부터 치웠겠구나. 퇴근 길에 버스가 제 시간에 오지 않아 발을 동동 굴렀을까? 


문득 깨닫는다. 그래, 눈보다는 비가 좋아... 이런 기분이 얼마나 오래 갈지는 모르지만... 이런 습관 아닌 습관도, 한두 달 지나면 희미해지겠지. 


지난 토요일, 집 뒤로 장대하게 자리잡은 시무어 (Seymour) 산 속으로 난 길을 따라 십여 킬로미터를 뛰어올라가면서, 그 때도 내가 에드먼튼을 떠났음을 재삼 실감했었다. 에드먼튼이었다면 옷을 몇 겹 더 끼어입고, 손에는 당연히 장갑을 끼고, 얼굴과 귀도 가리고, 눈길 위를 조심조심 뛰었겠지... 그러나 여기서는 그저 긴팔 러닝 셔츠에 타이즈면 된다. 다만 곰의 출현에 대비해 긴장해야 하고, 가끔 소리를 질러줘야 한다. 


아직은 적응기.


(Update) 12월6일 금요일 오전 9시(태평양 표준시)의 날씨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