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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로봇의 로망 '퍼시픽 림' 영화는 까만 화면 위에 두 단어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카이주 (Kaiju): ‘괴수(怪獸)’를 가리키는 일본 말. 예거 (Jaeger): ‘사냥꾼’(hunter)을 뜻하는 독일 말. 그 두 단어는 영화 전체를 요약하는 핵심어이기도 하다. 카이주와 예거의 싸움. 괴수와 거대 로봇의 싸움. 올해 가장 기대하고 고대했던 영화 ‘퍼시픽 림’ (Pacific Rim, 환태평양)을 아내와 함께 보았다. 그것도 아이맥스 3D로. 우리보다 더 그 영화를 고대한 사람 – 우리집 막내 성준이 –이 있었지만 ‘부모 지도하에 13세 이상 관람가’(PG-13)라는 등급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실은 우리가 그 영화를 보러 간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몰랐다. 적어도 내 딴에는 먼저 보고, 혹시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보여줄.. 더보기
세계 대전 Z 영화 ‘세계 대전 Z’(World War Z)의 ‘Z’(캐나다에선 ‘zed’, 미국에선 ‘zi’로 발음한다)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좀비(zombie)의 Z가 아닐까 추측만 할 뿐이다. 하지만 영화 속의 괴물/감염자/공격자들을 좀비라고 부르기는 다소 망설여진다. 우리가 흔히 아는, ‘앞으로 나란히’ 자세로 느릿느릿 졸린 듯 굼뜨게 걷는 그런 좀비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가 영화 속에서도 ‘좀비’라는 말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의도적으로 그 단어를 회피한 듯한 인상마저 든다 (스쳐 지나가듯 두 번쯤 나온 것 같다). ‘세계 대전 Z’는 실상 좀비 영화라기보다는 요즘 들어 일종의 ‘흐름’을 형성하는 돌연변이 전염병에 대한 영화라고 보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1340년대 약 2천5.. 더보기
눈이 호사하는 SF 영화 '오블리비언' 지난 토요일 (5월11일),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오블리비언'(Oblivion)을 아내와 함께 보았다. 개봉한 지 이미 3주가 지나 씨네플렉스의 객석은 텅 비어 있었다. 몇십 명이나 될까? 아마 대부분의 관객은 아이언맨 3를 보러 갔을테고, 우리도 그걸 볼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아내도 나도, 굳이 이 영화를 더 보고 싶어 했다. 왜? 톰 크루즈 때문에? 아니, 그 영화의 아름다운 '그림'들 때문에. 톰 크루즈가 타는 순찰 비행선, 톰 크루즈를 감시, 보호, 경계하는 드론(Drone), 톰 크루즈와 여자 동료 빅토리아 (안드레아 리즈보로)가 동거하는 하늘집, 폭격으로 움푹 파여 폐허가 된 펜타곤, 형해만 앙상하게 남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외계인이 파괴해 긴 달걀형으로 흩어져 파편들의 모음.. 더보기
Olympus has fallen 포스터 그림을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위는 공식 포스터가 아니라 다른 영화의 포스터와 적당히 합성한 것이다. 특히 백악관 위에 뜬 UFO가 보이시는가? SF 'Independence Day'의 포스터 부분이 들어갔다. 백악관이 파괴되는 영화가, 미국에서는 의외로 잘 먹힌다. 한국에서도 청와대 폭파 장면을 넣은 영화 한 편 만드는 건 어떨지? 신작 영화 '올림퍼스 함락'(Olympus has fallen)을 아내와 함께 봤다. 올림퍼스는 백악관의 코드명이다. 그러니까 '백악관 함락'이라는 뜻이다. 남북한 간의 긴장 관계가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의 국무총리가 미국 대통령 (애런 에카트)을 만나러 백악관에 오는데, 마침 정체 불명의 군수 항공기가 백악관을 향해 돌진하는 비상 사태가 벌어진다. 대통령은 참모들과 함.. 더보기
다이하드: 굿 데이 투 다이 (A Good Day to Die Hard) 외국 영화의 제목을 번역하지 않고 고스란히 한글로 써버리는 요즘의 풍토를 결코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이 영화만은 제대로 뽑았다고 생각한다 (사실은 맨끝 'hard'를 뺌으로써 전혀 엉뚱한 뜻이 돼버렸지만). 물론 영화를 다 보고 난 다음에 내린 결론이었다. 정말 브루스 윌리스와 그 아들을 비롯해 다이하드라는 영화 프랜차이즈 자체가 다 이번 편으로 죽고 끝나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됐으니까... 2주에 한 번씩, 아내와 토요일 오후의 다섯 시간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두 아이를 놀이센터에 맡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오티즘 아이들을 위한 센터여서 큰 애도 안심하고 맡길 수 있고, 작은 애는 또 작은 애대로 제 또래 아이들과 신나게 놀 수 있으니 아이들로서나 그 부모들로서나 '윈-윈'인 .. 더보기
BBC 'Sherlock' - 달콤쌉싸름한 21세기의 셜록 홈즈 홈즈(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왓슨(마틴 프리만). 누가 누구인지 눈치 채시겠는가? :) "어제 그거 봤어?""봤지. 정말 너어무 재밌더라. 기가 막혀!" "정말이야. 다음 주까지 또 어떻게 기다리냐..." 내가 낀 자리에서 직장 동료들끼리 한 얘기다. 나는 그게 무슨 프로그램이냐고 물었고 그들은 '셜록'(Sherlock)이라고 알려주었다. "셜록 홈즈를 요즘 시대에 맞춰 각색한 것인데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나는 집에 텔레비전이 없었고, 설령 있었다고 해도 프로그램 중간중간의 광고 때문에 매 에피소드를 따라갔을 것 같지는 않았다. 나중에 DVD로 나오거나 아이튠즈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되면 한 번 봐야겠다, 라는 생각은 했다. 하지만 곧 까맣게 잊었다. 지난 연말 이 지역의 .. 더보기
인류가 사라진 뒤의 세상 인류가 사라진 뒤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앨런 와이즈먼이라는 이가 쓴 책 '인류가 사라진 뒤의 세상'이 북미 출판계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래 그림들은 그렇게, 인류가 이 세상에서 완전히 멸종된 뒤의 세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출처는 Mondolithic Studio. (2007/08/14 08:22) 맨 밑에 앨런 와이즈먼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유튜브 비디오도 붙였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