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준이의 근황
날씨에 견준다면 동준이는 흐리거나 비, 성준이는 대체로 맑음이다. 아니, 요즘처럼 가뭄이 자심해서 비가 고대되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서로 바꿔야 좋을까? 동준이는 엊그제 또 발작을 일으켰다. ‘또’라고밖에 할 수 없는 것이, 채 한 달도 안 돼서 다시 발작을 일으킨 탓이다. 이전 발작은 6월28일, 내가 하프마라톤을 뛰던 날, 아내가 몰던 차 안에서 일어났다. 아침 저녁으로 하루 두 번씩 복용하는 약의 강도를 다시 높여 보라는 게 의사의 조언인데, 나나 아내나 불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이다. 말귀도 못 알아듣고, 혹은 무시하고, 걸핏하면 쿵쿵 뛰어다니며 소리를 질러대고, 시도때도 없이 ‘Washing machine~!’을 외치며 세탁기 사용을 엄마에게 강요해서 부아를 돋우는 녀석이지만, 이렇게 발작을 일으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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