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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사이클링

밴프-재스퍼 릴레이

밴프-재스퍼 릴레이의 웹사이트. 거기 적힌 설명을 보면 이렇게 돼 있다. Banff Jasper Relay, 2 National Parks, 15 runners, 258km. Fund raiser for Brain Tumor Foundation of Canada. (밴프-재스퍼 릴레이, 두 개의 국립공원, 15명의 주자, 258km, 캐나다 뇌종양 기금 조성 행사.) 

지난 토요일 (6월1일), 밴프-재스퍼 릴레이에 맨 마지막 주자로 참가했다. 저녁 여섯 시가 되도록 내 앞주자가 들어오지 않아 다른 여러 주자들과 함께 여섯 시에 '강제 출발'했다. 여섯 시 전에 마지막 스테이지인 N15를 통과한 팀은 네 개에 불과했다. 올라야 하는 산 비탈이 많고, 같은 팀 안에도 달리기 실력 차가 나다 보니, 정해진 시간 안에 매 스테이지를 제대로 통과하는 팀은 거의 없다고 한다. 


예정된 시간보다 넉넉하게 일찍, 내가 출발하는 지점인 N15 스테이지 왔다. 잘 뛰는 주자들로 짜여진 팀인 경우에도 오후 5시30분 전에 이곳을 통과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6시까지 앞 주자가 들어오지 않으면 마지막 주자들은 모두 6시에 강제 출발하도록 돼 있다. 행사를 정해진 시간 안에 마치기 위해서다. 


나를 응원해주시기 위해 달려온 우리 팀 멤버 두 분. 두 분은 이미 다른 구간을 뛰고 오셨다. 왼쪽 차용국 님은 지난 주의 캘거리 마라톤에서 보스톤 마라톤 출전 자격을 따내셨다. 오른쪽 이기범 님은 나에게 2 km 간격으로 게토레이를 공급해 주시고 사진까지 찍는 수고를 해주셨다. 


아내가 찍은 사진들 중 하나. 맨 마지막 주자들 중에 잘 뛰는 사람이 많아 부담이 컸고, 그래서 평소보다 약간 오버페이스를 했지만 다행히 퍼지지 않고 끝까지 잘 들어갔다. 총 15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된 릴레이는, 웹사이트의 주장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속도로'인 1A 고속도로 (보우 밸리 파크웨이)와 93번 고속도로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를 따라 진행된다 (지금 내가 뛰는 곳이 93번 도로이다). 고속도로의 왼쪽 갓길을 따라 뛰는데, 258 km를 순차적으로 뛰자면 24시간 이상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두 단계로 나눴다. (과거에는 실제로 그렇게 진행해 밤중에도 뛰었다고 한다. 하지만 교통과 야생 동물의 위험성 때문에 방식을 변경했다.)  1단계는 밴프에서 사스카체완 강 네거리까지, 2단계는 사스카체완 강 네거리에서 재스퍼까지로, 오전 7시에 동시 출발한다. 말하자면 시간 상으로 절반의 거리를 아끼는 셈이다.


오른쪽 차들중 대부분에는 자기 팀 주자들을 응원하는 동료들과 그 가족들이 타고 있다. 그래서 당연히 차량 진행 속도도 느렸는데, 다행히 아직 성수기는 아니어서 양쪽 차선 모두 한산한 편이었다. 아래는 GPS 시계가 기록한 내 기록. 총 12.23 마일 (19.7 km)을 달렸다. 페이스는 마일당 7분24초.



달리기가 다 끝난 뒤에는 재스퍼 액티비티 센터에 마련된 저녁을 먹는다. 함께 달린 동료들과 함께. 나를 빼곤 모두 캘거리에서 오셨다. 나도 캘거리로 이사 가서 이 분들과 함께 놀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릴레이에 참가하기 전, 재스퍼 거리를 슬렁슬렁 걸어다니다 찍은 사진. 여러 골목 중 하나인데 유독 아기자기해 보여서 찍었다. 밴프에 비하면 초라하기까지 한 규모지만 재스퍼에도 그 나름대로 볼 만한 게 많다.


재스퍼에 있는 '세인트 매리와 세인트 조지 성공회 교회에서. 내가 가장 예쁘고 친근하게 지어진 교회 건물 중 하나로 생각하는 곳이다. 사람들을 초대하는 듯한 다정함이 느껴지는 건물이다. 아래는 밴프-재스퍼 릴레이를 소개하고 홍보하는 유튜브 비디오 (2013년판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