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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의 동의: 인터넷 자유를 위한 투쟁

CONSENT OF THE NETWORKED – THE WORLDWIDE STRUGGLE FOR INTERNET FREEDOM(네티즌의 동의: 전세계의 인터넷 자유를 위한 투쟁)


지은이: 레베카 매키논 (Rebecca MacKinnon)

출간일: 2012년 1월31일

출판사: 베이식 북스(Basic Books)

종이책 분량: 320페이지 (하드커버)


책의 구성 및 줄거리

격변

동의와 주권 – 현재 온라인 세계에서 벌어지는 우려스러운 흐름을 개괄함.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급속히 떠오르는 온라인의 거대 권력들, 그리고 이들과 결탁하거나 이들에게 압력을 가해 온라인 검열과 통제를 꾀하는 국가들.


디지털 공동체의 부상 – 이른바 ‘네티즌’ 인구의 급증, 그리고 디지털 공동체의 주요 구성원들을 개괄함. 수백만에 이르는 컴퓨터 프로그래머(coder)와 엔지니어들, 특히 ‘아랍의 봄’으로 일컬어지는 중동 지역의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디지털 운동가들과 그들이 직면한 위기를 짚음.


통제 2.0

네트워크화된 권위주의 – 중국의 인터넷 검열 및 통제가 어떤 단계와 방식으로 자행되는지 최근의 여러 사례들을 통해 설명. 서방으로 유출된 문서로 드러난 중국 공산당의 인터넷 통제 정책도 소개. 


변종과 변형 – 2011년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을 몰아낸 이집트의 대규모 민주화 시위 사례를 통해 인터넷의 위력과 취약성을 동시에 보여줌. 당시 이집트 정부가 손쉽게 인터넷 접속을 차단할 수 있었던 것은 이집트로 들어오는 제한된 숫자의 광케이블 연결망을 통제하고 있었던 데다, 국가 소유의 통신공사가 이 광케이블망을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들에게 임대하는 형식이었기 때문. 더욱이 영국의 보다폰을 비롯한 인터넷 서비스업체들과의 라이선스 계약이 국가의 인터넷 폐쇄 조항을 담고 있었음. 꼭 이집트의 사례가 아니더라도 한 국가 권력의 인터넷 접속망 차단은 대단히 용이하다는 점이 입증됨. 이밖에 이란, 튀니지, 시리아, 러시아 등 권위주의 체제 나라들의 노골적인 인터넷 통제 방식이 소개됨.


민주주의 국가들의 교묘한 인터넷 검열

약화되는 책임 소재 – 2011년, 대통령의 특별 명령으로 인터넷의 작동을 중단시킬 수 있도록 한다는 이른바 ‘인터넷 킬 스위치’(Internet Kill Switch) 법안이 나온 배경 – 인터넷이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에서 전시 사이버 무기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 – 을 짚음. 그와 함께 9-11 사태 직후 발효된 패트리어트법(PATRIOT Act)과 외국정보감시법(Foreign Intelligence Surveillance Act, FISA) 등 정부 차원에서 치밀하게 추진하고 늘리는 인터넷 감시 수단과 통로들을 소개. 또 위키리크스 사태를 들어 온라인 상의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란과 위기를 짚음.



독후감

인터넷에 대한 유토피아적 그림의 허상을 전세계 곳곳, 물리적 세상과 가상 공간 양쪽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 사례들을 통해 발가벗겨주는 책. 인터넷의 자유에 가장 큰 위협으로 작용하는 것은 구글, 애플, 페이스북 같은 온라인의 대기업들과 긴밀히 손잡은 정부 권력임을 구체적인 증거들로 보여주는 책. 그리고 인터넷 통제는 감시나 정보 여과(filtering) 수준을 넘어 정부 권력이, 혹은 정부 권력의 사주를 받은 온라인의 대기업들이 교묘하게 왜곡한 메시지들을 통해서도 일어난다는 점을 고발한 책. 


지은이 레베카 매키논은 CNN의 베이징 지국장과 도쿄 지국장을 거쳐 하버드 대학의 공공정책 대학원과 버크만 인터넷과 사회 센터에서 연구원으로 일했고, 시민 언론 네트워크인 ‘글로벌 보이스’ (Global Voices)를 공동 설립했으며, 지금은 ‘뉴 아메리카 재단’에서 글로벌 인터넷 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학술적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지만 매우 평이한 문장으로 일반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서술되어 있다. 이는 지은이 레베카 매키논이 10년 넘게 CNN의 기자로 활동했다는 배경에 힘 입은 바 크다. 


인터넷을 ‘표현의 자유’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인터넷 인구가 늘고 그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그에 대한 각국 정부 권력의 견제 – 혹은 견제를 넘어 노골적인 억압과 통제 – 가 어떤 유형과 양상으로 벌어지는지, 그리고 구글, 페이스북 같은 온라인의 대기업들이 어떻게 막대한 이용자층을 등에 업고 인터넷 상의 표현의 자유를, 때로는 그릇된 인식 때문에, 때로는 외부(해당 국가)의 압력에 못이겨 교묘하게 왜곡하거나 가로막는지 지은이는 풍부한 사례들로 보여준다. 어느새 인터넷의 도저한 상업주의와 천박한 쾌락주의, 물질적 풍요에 물들어, 그 뒤에서 벌어지는 여러 억압적 양상과 퇴행적 사태들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네티즌들에게, 이 책은 유의미한 ‘개명서’ (eye-opener) 구실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별점은 ★★★★☆


아래 비디오는 지은이 레베카 매키논의 TED Ta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