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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지식 할인의 시대

캐나다에서 가장 큰 서점 체인은 두 곳이다. 챕터스, 그리고 인디고. 그런데 두 회사가 사실은 같은 회사다. 임자가 같다. 헤더 라이스만이라는 여자가 CEO인데, 나는 늘 그 여자가 못마땅하다. 남편 덕에 돈XX 한다라는 못된 생각도 종종 든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 보면, 그 넘쳐나는 돈 갖고 다른 일대신 서점을 하기로 했다는 게 대견스러워 할 일이 아닌가? 글쎄다. 

'글쎄다'라고 말한 이유는 그 거대 서점 체인의 독점적 횡포로 말미암아 중소 서점은 설 자리가 없다는 현실 때문이다. 예컨대 토론토대 서점이 무슨 날고 뛰는 재주로 30%, 40%, 심지어 90%씩 할인해 가며 책을 팔아대는 이 괴물 체인을 당한다는 말인가? 

이 사진은 스틸스 애비뉴 근처에 있는 제법 큰 매장의 챕터스 체인인데, '클리어런스 세일' (홀딱 세일로 번역해도 될까?)용 책이 많기로 유명해서 가끔 들르는 곳이다. 하지만 이 서점에도 다른 체인점과 마찬가지로 목불인견인 게 하나 있으니 바로 '헤더의 선택'이라는 코너.

언필칭 이 서점 체인의 여왕께서 직접 간택해 추천하는 책이라는 뜻일텐데, 그 바쁜 비즈니스의 와중에, 어떻게 매주 십수 권씩 책을 다 읽어보시고, 그렇게 '헤더스 픽' 코너에 놓을 수 있는지, 나로서는 불가사의 중 불가사의이다. 그 헤더스 픽(Heather's Pick) 문구를 볼 때마다, 그렇게 발버둥을 친다고 한들 당신의 선택이 오프라 윈프리만한 영향력을 갖겠습니까? 하는 생각이 고개를 쳐든다. 하기사 그 '오프리의 선택'조차 상업주의가, 심지어 가끔은 사기성이 농후하지만...  (2007/07/01 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