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술과 이성

'전자책' 시대가 진짜 열리나?

'종이책 시대가 그 수명을 다했다'라는 식의 헛소리를 하려는 게 아니다. 다 상황에 따라 나름대로 쓸모가 있는 법이고, 전자책은 그런 점에서 꽤나 요긴할 것 같다. 가령 일이주일 여행을 간다고 치자. 책 대여섯 권만 넣어도 한 짐인 경우가 많다. 더구나 그게 하드커버라면... 만약 시리즈 무협지나 환타지 소설, 혹은 만화책이라면 대여섯권으로는 부족하다. 아마 열댓권, 심지어 스물몇 권은 가져가야 그 여행의 짬을 심심치 않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전자책이 있다면 그 모든 부피와 내용을 채 1cm 두께도 안되는 기기 안에 다 집어넣을 수 있으니 얼마나 편리하겠는가. 또 독서의 형식이 달라진 데 따른 신선함이랄까 가외의 즐거움도 없지 않을 터이다. 

소니의 포터블리더라는 게 그 동안에는 시중에 나와 있는 거의 유일한 전문 전자책이었다. 굳이 '전문' 수식어를 붙인 이유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책을 보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게 북미지역에서는 미국에서밖에 유통되지 않는다는 점. 설령 미국 다녀온 길에 하나 산다고 해도 그 컨텐트 (전자책, e북, 기타 등등)를 살 길이 없다. 소니가 코넥트라고 부르는 e북 서점과만 독점 계약을 해서, 그곳에서만 책을 내려받아야 하는데, 그 또한 미국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이런 XX랄! (알고 보면 이것도 소니 계열사다. 이 모양으로 제 혼자 다 해X먹으려 하니 소니가 내리막길을 걸을 수밖에...!) 

최근 또다른 전자책이 나왔다. 부킨(Bookeen)이라는 이름이다. 책 읽는 데 흥미가 높은 사람을 가리키는 조어. 재치 있는 이름이다. 소니와 다르게, 이 경우는 훨씬 더 유연하고 열려 있다. 아마존닷컴의 전자책 형식을 지원하고,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에 판매하며, 무엇보다 활자 디스플레이가 선명한 데다, 윈도우즈뿐 아니라 맥도 지원한단다. 올 9월부터 판다고. 값은 350달러선. 

조금만 더 기다려 보면, 모르긴 해도 이들보다 한 발 더 나아간 전자책이 나올 법도 한데... 애플은 노트북 아이북(iBook)이 아니라 진짜 전자책 아이북을 안 만드나? 그것도 컬러로... :)  (2007/07/27 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