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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사이클링

자전거 스탠드와 클립리스 페달

자전거로 통근하면서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굳이 따진다면 그보다 훨씬 더 긴 목록이 나오겠지만 상대적으로 시급하다고 여겨지는 점은 자전거 보관과 페달이었다. 먼저 자전거 보관. 집에 밀폐형 차고가 없다 보니 자전거를 안전하게 보관할 장소가 없다. 뒤뜰의 창고는 이미 잡동사니와 옛 자전거들로 가득찼다. 할 수 없이 세탁실에 세워두는데, 당연히 세탁할 때마다 걸리적거린다. 그래서 장소는 세탁실로 계속 유지하더라도 자전거를 공중으로 띄우면 세탁실에서 움직이기가 쉽지 않을까 싶었다.



지난 주에 장만한 자전거 스탠드 '미노우라 바이크 타워 10' (Minoura Bike Tower 10).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일본 수입산이다. 디퍼런트 바이크 (Different Bikes)라는 노쓰밴의 자전거용품점에서 정가보다 30달러쯤 더 싼 값 (세금 포함 164달러)에 샀다. 이 스탠드의 가장 큰 장점은 설치하기가 쉽다는 점. 벽에 못을 박거나 구멍을 낼 필요가 없다. 길이를 늘려 바닥과 천장에 고정하면 그만이다. 



자전거를 두 대까지 걸 수 있게 돼 있다. 세탁실 겸 창고로 쓰는 공간은 자전거 때문에 더욱 비좁게 여겨지지만 그래도 자전거를 공중에 걸어둘 수 있어서 세탁기와 드라이어를 이용하기가 한층 수월해졌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페달이었다. 편평한 페달은 평지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기어를 급히 바꿀 때, 혹은 비탈에서 발에 큰 힘을 주어 눌러야 할 때, 발이 페달에서 미끄러지거나 빠지기 일쑤였다. 특히 긴 비탈을 올라갈 때, 클립리스(Clipless) 페달을 써서 누르는 압력뿐 아니라 발을 끌어올리는 힘도 동력으로 쓸 수 있다면 훨씬 더 효율적일 듯싶었다. 



그렇게 해서 고른 제품이다. 자전거 부품 제조사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시마노 (Shimano)의 A530 더블 프랫폼 페달이다. MEC에서 79달러에 구입. '더블 플랫폼'이라는 이름대로 한 쪽은 일반 신발을 신고도 탈 수 있는 편평 페달이고 (왼쪽), 다른 한 쪽은 클립을 부착한 사이클링 신발과 연결할 수 있는 '클립리스' 페달이다 (오른쪽). 클립이 없다는 뜻의 '클립리스' (Clipless)는 실제 클립이 달린 양상과는 정반대여서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쉬운데, 그 단어의 연원은 발이 빠지지 않도록 앞축에 고정 끈/망을 달았던 과거 사이클링 페달/신발의 '클립'에 견주어 '클립리스'라는 것이다. 이 단어는 한국어로는 보통 '끈 없는 페달'이라고 번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