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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사이클링

움직이는 속도가 더딜수록 길에 대한 느낌도 더 각별하고, 제각기 다른 길의 매력도 더욱 절실히 감지하게 되는 것 같다. 차로 달릴 때보다는 자전거로 달릴 때, 자전거를 탈 때보다는 뛸 때... 일요일인 오늘은 장거리 달리기를 하는 날인데, 지난 몇 주 동안 15-16 마일을 넘어선 적이 없다. 피로하고 버겁다는 느낌을 떨치기 어렵다. 아마 자전거 타기의 여파가 아닐까 추측만 할 뿐이다. 오늘은 달리는 코스를, 여느 때보다 유독 더 즉흥적으로 결정했다. 왼쪽, 오른쪽, 유턴... 그렇게 만난 길들만 모아 봤다. 



집에서 나와 린 계곡 트레일을 타고 내려와 - 그 사진은 그간 많이 찍어서 따로 담지 않았다 - 바다와 가까운 차도로 방향을 잡았다. 여기는 'Cotton Road'라는 데다. 최근 길을 정비해 자전거 전용 도로를 그럴듯하게 조성해 놓았다. 이 신호등 버튼에도 자전거 표시가 돼 있다. 



그 코튼 로드 위로 고가가 가로지른다. 여길 건너서 공원을 통과하는 트레일을 타거나 바다와 가장 가까운 차도로 나 있는 자전거 도로를 탈 수도 있다. 바다와 가장 가깝다고 하지만, 바다와 도로 사이에 화물을 싣고 내리는 큰 역과 석탄 저장고가 자리잡고 있어서 일반인은 바다로 곧장 접근할 수가 없다.



바로 이런 양상이다. 맨 왼쪽부터 인도, 자전거 전용선, 차도, 다시 자전거 전용 도로, 차도, 그리고 그 옆으로 복수 철로가 놓인 기차 역과 창고들이다.



고가를 건너면 이렇게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은 다시 차도로 내려가는 길, 오른쪽 오르막 길은 보행자와 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트레일이다.



고가에 내려다본 장면. 차선 양 옆으로 자전거 도로가 조성되어 있다. 이 부근의 풍경을 압도하는 것은, 그러나 다국적 곡물 회사인 카길의 공장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