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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신문과 잡지

1. 또 휴가. 

수요일. 또 휴가다. 휴가야 많을수록 좋겠지만 그것도 여러 날로 죽 이어지는 게 좋지 요즘처럼 하루 쉬고, 회사 2, 3일 나가고, 또 하루 쉬고 하는 패턴은, 직장에서 업무의 리듬을 회복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썩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래도 3월이 다 가기 전에 써야 할 휴가가 아직 하루 더 남았는데, 마음 같아서는 이번 금요일이나 다음 월요일에 쓰고 싶지만 공교롭게도 빠지기 어려운 회의가 하나씩 들어 있어서 또 어정쩡하게 화요일을 빼기로 했다. 3월31일이다. 수요일은 4월1일, 새로운 2015년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날이다. 그래도 그 주 주말이 다시 금토일월 나흘을 쉬는 '이스터 롱 위크엔드'여서 이른 기대감에 벌써부 긴장감이 풀어지는 느낌이다.


2. 코스코

비가 많이 내렸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아내와 함께 코스코에 식료품을 사러 갔다. 코스코에 와서 그 많은 쇼핑객들 - '인파'라는 말이 별로 과장이라고 여겨지지 않을 정도로 붐빈다 - 을 볼 때마다, 특히 여러 개의 계산대마다 길게 줄을 만들며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쇼핑객들의, 쇼핑카트가 무게에 짓눌려 무너지지 않을까 염려스러울 정도로 가득 쟁인 식료품을 볼 때마다, 과연 인류는 얼마나 더 오래 이런 삶을 지속할 수 있을까? 아니, 지구는 이 많은 인간들의 저 엄청난 소비와 수요를 얼마나 더 감당할 수 있을까, 의심스럽고 걱정스럽다. 그리고 거의 늘,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맛보곤 한다. 


3. 빗속 달리기

집에 오니 열한 시가 넘었다. 비는 여전히 세차게 퍼붓고 있었다. 아, 뛰어야지! 위는 방수 재킷을 걸치고, 아래는 반바지를 입고, 가볍게 잠깐 뛰고 들어간다는 생각으로 나왔다. 하지만 막상 발동이 걸리면, 게다가 이미 비는 맞을 만큼 맞은 마당이 되면, 그렇게 금방 돌아갈 생각이 들지를 않는다. 어차피 내일은 빅토리아로 하루종일 출장을 가야 할 처지여서 달리기 할 짬을 낼 수 없을 것이라는 핑계로, 조금 더, 시모어 보전구역의 입구까지 갔다가 돌아왔다. 본래 의도는 거기를 지나 린 밸리 상류 지역을 거쳐 마운틴 하이웨이 쪽으로 내려갈 생각이었지만, 막판에 마음이 바뀌었다. 빗물과 접촉하는 허벅지는 차가웠고, 반바지는 이미 흠뻑 젖어 다소 뻑뻑하고 불편한 느낌이었지만, 방수 재킷으로 잘 보호된 상체는 반대로 더워서 땀이 났다. 8마일을 달리고, 500m 정도를 걸었다.


4. 뉴스 뒤지기

매일, 읽어야 하는데, 읽어야 하는데, 조바심만 부리다 지나고 놓치고 잊어버리는 게 많다. 너무 많다. 읽기는 읽는데 영양가 있는 책보다 하루 이틀이면 잊혀지고 말 뉴스만 좇다가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도 많다. 너무 많다. 그래서 뉴스를 읽더라도 좀더 심층적인 분석과 통찰이 들어간 매체를 보자고 생각하는데, 그것도 쉽지는 않다. 매일 온라인에서 브라우징으로 둘러보는 수많은 웹사이트들에 더해, 내가 돈을 내고 일삼아 정기 구독하는 신문과 잡지는 무엇인지, 얼마나 되는지, 문득 따져보았다. 


일간지밴쿠버선 (종이, 디지털), 뉴욕타임스 (디지털)

잡지: 뉴요커 (주간, 디지털), 이코노미스트 (주간, 디지털), 하퍼스 매거진 (월간, 디지털) / 그리고 보다 말다 하는 것으로는 '캐나다판 타임'쯤으로 볼 수 있는 매클레인스 (주간, 디지털, 가끔 종이잡지를 구독하기도)가 있다. 이 중에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구독할 것 같은 잡지를 꼽는다면 지금으로서는 단연 뉴요커다. 글의 내용, 깊이, 품질, 통찰 등에서 단연 최고다. 물론 앞으로 얼마나 더 열심히 기사와 글을 읽느냐에 달려 있겠지만... 여기에 더해 도서관의 무료 잡지 구독 서비스 (지니오)를 통해 십여 종의 잡지를 드문드문 챙겨 본다. 주로 달리기, 테크놀로지와 관련된 잡지 위주로.

기타 - 연예, 오락: 넷플릭스 (온라인 영화 서비스 사이트), 디지털 콘서트홀 (베를린 필하모닉의 온라인 콘서트 서비스).



5. 읽을 책, 읽어야 할 책, 읽고 싶은 책

이루 헤아릴 수조차 없을 정도. 최근에 구입한 종이/전자 책만 생각나는 대로 읊어봐도...


Empathy Exam (에세이집), 호머의 일리어드와 오딧세이 (둘다 스티븐 미첼의 번역), Englightenment 2.0, 그리고 지난 월요일에 구입한 책들, 보안 전문가 브루스 슈나이어의 '데이터와 골리앗' (캬, 제목 한 번...!), 가즈오 이시구로의 신간 'The Buried Giant' (그런데 줄거리를 서평들로 이미 다 알아버려서...ㅠㅠ), 닐 게이먼의 단편집 'Trigger Warning' (긴 서문이라도 읽었으니 읽은 걸로 쳐?), 그리고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집...


한 편, 점점 더 늦어지는 번역 프로젝트... '프라이버시의 섬들' (Islands of Privacy). 이제 막 절반을 넘겼는데, 이것 번역한다고 매달리다 보면 다른 책들에 눈길 주기가 영 어렵다. 하고 싶은 일, 읽고 싶은 책, 보고 싶은 영화는 점점 더 쌓여만 가는데... 바람과 현실 사이의 간극은 왜 거의 언제나, 가망없이 아득하기만 한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