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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

마이클 코넬리의 '블랙박스' 20년이다. 마이클 코넬리의 열혈 민완 형사 '해리 보쉬'(Harry Bosch) 시리즈가 나온 지 그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다. 그래도 보쉬는 여전히 건재하고, 그의 불타는 정의감과 사명감은 20년 전과 다를 바가 없다. 그의 최신간 '블랙박스'는 그 20년의 세월을 가로지른다. 연결한다. 줄거리LA폭동이 터져 수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친 1992년, LAPD의 강력계 형사인 해리 보쉬는 피살자의 제보들을 좇아 시체들과 그 주변 정황을 급히 훑는 임무를 맡았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마당이어서 어느 한 사건만을 꼽아 심층 수사를 벌일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보쉬는 피살 현장을 급히 훑어 그것이 폭동으로 말미암은 단순 피살 사건인지, 아니면 폭동의 혼란과 어수선함을 악용해 벌인 용의주도한 살인 사건.. 더보기
혹한 경보 밤새 바깥이 어수선했다.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 바람이 집 벽을 때리고 지붕을 훑는 소리였다. 낮고 서늘한 휘파람 소리 같은 그 북풍의 기세는 위압적이고 불길하고 불안했다. 그 위협적인 바람 소리에 문득문득 잠이 깼고, 그 때마다 바깥은 도대체 얼마나 추울까 궁금했다. 실내 온도를 22도로 맞춰놓았지만 외풍 때문에 실제 체감 기온은 그보다 낮을 게 분명했다. 이불 밖으로 팔을 내놓으면 금세 서늘함이 느껴졌다. 어제 오후부터 점점 추워지던 날씨는 밤을 지나 새벽으로 오면서 절정에 이르렀다. 오늘 아침 기온은 영하 27도에 체감온도는 무려 영하 40도! 바람이 시속 45킬로미터 속도로 불어대니 당연히 체감 온도도 곤두박질칠밖에... 출근하자마자 자주 찾는 캐나다 웨더네트워크에 접속해 보니 기온은 더 낮아져서.. 더보기
그림으로 정리해 본 주말 금요일 저녁. 가깝게 지내는 이웃, 그리고 한 직장에 다니는 한국인 후배 가족과 저녁을 함께했다. 위 사진은 그 후배 가족의 아이 클레어(지윤). 이제 15개월. 성준이가 클레어를 무척 예뻐해준다. 이것저것 보여주고 차 태워주고 신났다. 토요일 낮. 동준이와 성준이를 오티즘센터의 놀이 프로그램에 맡기고 아내와 둘이서 영화를 보러 에드먼튼의 초거대 실내 쇼핑 센터인 '웨스트 에드먼튼 몰'(WEM)에 왔다 ('세계 최대'라는 기록은 깨졌지만 '캐나다 최대'라는 기록은 여전히 유효하다). 시간이 빠듯했던 데다 몰 주차장이 차들로 인산인해 아닌 차산차해여서 차 댈 곳 찾느라 헤맨 탓에 영화 앞부분 4, 5분을 놓쳤다. 우리가 본 영화는 캐나다 소설가 얀 마텔(Yann Martel)의 2002년 만 부커상 수상작.. 더보기
캐나다 캐리커처 페이스북에서 발견한, 정치적으로 온당하지 못한, 하지만 꽤 우스꽝스러운 캐나다 캐리커처.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 주는 빠져 있다. 일단 캐나다 땅덩어리의 3분의 1쯤 되는 북극 쪽은 온통 얼음 얼음 얼음, 또 얼음이다. 알래스카 (물론 캐나다는 아니지만): "진짜" 미국. 새라 페일린이 대통령 꿈을 꾸던 시절, 오바마와 그 지지자들을 미국인답지 못하다고 (unamerican) 생뚱맞은 시비를 건 데 대한 풍자. 과연 '새라 페일린의 집'도 그 '진짜 미국' 알래스카 안에 들어 있다. 유콘 준주: 추워. 이건 추워도 너~~~무 추워!브리티시콜럼비아(BC) 주: 나무 나무 나무...곰 비버 산 산 마리화나. 그리고 온타리오를 떠나 BC에서 살 수 있을 만큼 재정 형편이 넉넉한 사람들. 비 비 비. 돈 많은 속.. 더보기
'팩트'조차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비겁한 한국 언론 신입 기자 시절엔 이상하고 어색했다. '팩트'(fact)라는 말이 마치 밥 속에 들어간 작은 돌처럼 마음 속에서 버석거렸다. 왜 '사실'이라고 안하고 '팩트'라고 하지? 더 멋있게 들려서? 기자들만의 직업적 언어(jargon)인가? 그러면서도 한 해 두 해 가면서 '사실'이라는 말보다 '팩트'를 더 애용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솔직히 나는 아직도 그 이유를 잘 모른다. 하지만 기자들이 저 말을 애용하고 사랑한다는 사실은 잘 안다. 기자는 오직 '팩트'를 전달해야 한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말이 쉽다. 실천은 어렵다. 세상이 엄혹하고 체제가 살벌한 시대에는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요즘 언론을 보면 그런 사회 상황이나 엄혹한 현실을 핑계로 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조건에서도 .. 더보기
'키친하우스' - '뿌리' '컬러퍼플' 계보 잇는 '흑인 수난사' 제목: 키친하우스 (The Kitchen House)지은이: 캐슬린 그리솜 (Kathleen Grissom) 출간일: 2010년 2월2일 출판사: 터치스톤 (사이먼앤슈스터의 계열 출판사 중 하나) 종이책 분량: 384페이지 줄거리 『The Kitchen House』는 1791~1810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미국 버지니아 주 남부의 농장 생활상을 그린다 (남북전쟁은 그로부터 50년쯤 뒤인 1861년에 시작됐다). 일곱살바기 소녀 라비니아 매카튼 (Lavinia McCarten)은 아일랜드에서 미국으로 오는 배 안에서 부모를 모두 잃고 오빠마저 다른 노예상에게 팔리면서 졸지에 고아 신세가 되어 그 배의 선장인 제임스 파이크(이하 ‘캡틴’)를 따라 버지니아 주의 담배 농장 ‘톨 오크스’(Tall Oaks)로 .. 더보기
BBC 'Sherlock' - 달콤쌉싸름한 21세기의 셜록 홈즈 홈즈(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왓슨(마틴 프리만). 누가 누구인지 눈치 채시겠는가? :) "어제 그거 봤어?""봤지. 정말 너어무 재밌더라. 기가 막혀!" "정말이야. 다음 주까지 또 어떻게 기다리냐..." 내가 낀 자리에서 직장 동료들끼리 한 얘기다. 나는 그게 무슨 프로그램이냐고 물었고 그들은 '셜록'(Sherlock)이라고 알려주었다. "셜록 홈즈를 요즘 시대에 맞춰 각색한 것인데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나는 집에 텔레비전이 없었고, 설령 있었다고 해도 프로그램 중간중간의 광고 때문에 매 에피소드를 따라갔을 것 같지는 않았다. 나중에 DVD로 나오거나 아이튠즈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되면 한 번 봐야겠다, 라는 생각은 했다. 하지만 곧 까맣게 잊었다. 지난 연말 이 지역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