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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얘기

마음은 아직 2013년에...

크리스마스 연휴, 그리고 새해. 그러나 마음은 여전히 2013년 언저리에서 서성거린다. 날짜는 이미 해를 바꿨지만 기억은 여전히 며칠 전에, 12월 하순의 한가했던 연휴 어딘가에 머물러 있다. 그 12월 한 때의 기억. 그 기억의 비늘들.


이웃 블로거 벙이벙이님의 블로그에서 우연히 보고 마음이 끌려 구입한 'Robot Tea Infuser.' 겉볼안 아닌 안볼겉이었다. 모양은 이쁘지만 실용성은 별로... 차를 울궈내는 기능보다 성준이의 로봇 장난감으로 더 적극 활용되는 듯. 아무려나, 따뜻한 물에 몸 담근 저 로봇이 문득 부럽다 ㅎ. 


성준이의 쑥국새 머리 모양에서 짐작할 수 있다시피, 크리스마스 아침이 되자마자 벽난로 곁으로 달려간 두 녀석. 성준인 산타께 부탁했던 'Switch and Go Dinos' 장난감에 희색 만면, 동준인 초콜렛. 먹는 건 다 좋아요!


산타 할아버지의 편지 - 를 가장한 아빠의 편지 - 를 읽고 계신 김성준 군. 


옛 시사저널 선배에 토론토 시절 이웃인 성우제 선배 댁이 멀리 밴쿠버까지 놀러오셨다. 개인 비즈니스 때문에 며칠씩 시간을 비우기가 쉽지 않은데 어려운 걸음을 해주셨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아내가 마음이 잘 맞는 언니(형수)를 다시 만나 더없이 행복해 했다.


성선배와 함께 두어 번 달리기를 했다. 사진은 스탠리 공원에서 뛸 때 찍은 것. 늘 혼자 뛰다가 짝이 있으니 뛰는 맛이 더 잘 살았다. 


성선배 댁의 방문 동안 가장 행복했던 것은 성준이. 에리카/시현 누나를 그림자같이 쫓아다녔다. 가까이서 자주 만나며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새삼 아쉬웠던 순간. 사진은 시버스(Seabus) 안.


딥 코브(Deep Cove)에서 누나와 함께. 찍은 사진마다 성준이는 누나 곁에서 손을 꼭 잡고 있었다. 누나가 돌아가는 날엔 사랑한다는 카드까지 썼다. 떠난 다음날도 훌쩍이며 'I miss nuna'라고 말했다.


밴쿠버 와서 처음 알게 된, 겨울에만 나오는 맥주 '스톰 와처.' 달착지근한 맛이 부담스럽지 않은 맥주.


잘한다는 말만 듣다가 아내의 생일날 처음 가봤다. 남한산성. 순대국밥이 일품이었다. 이틀 뒤, 지인을 만나 또 한 번 찾았다. 순대국밥이 당길 때면 또 가게 될듯.


아내의 생일날 촛불 끄기. 생일 축하 노래가 끝나자 마자 동준이가 엄마보다 먼저 촛불을 훅 불어 꺼버리는 바람에 불을 한 번 더 켰다. 


에이콘 출판사와의 인연 덕택에 알게 된 소셜컴퓨팅 연구소의 한상기 박사를 노쓰밴에서 다시 만났다. 활동 무대는 한국이지만 댁이 밴쿠버여서 앞으로도 가끔 만나뵐 수 있을듯. 만나뵐 때마다 배울 점이 워낙 많아서 늘 빚지는 느낌인데 마음이 맞고 세계관까지 비슷해서 대화가 더욱 즐거웠다. 


2014년 첫날, 집 뒷산 (Mt. Seymour)을 뛰었다. 울울창창한 린 캐년 (Lynn Canyon) 공원의 나무들이 줄기마다 이끼를 두르고 있어서 겨울이라는 계절에도 불구하고 꽤나 푸르러 보였다. 올해가 '말의 해'란다. 그 말처럼 힘차게 뛰어가는 한 해로 기억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