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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기사

‘애플릿’이 뭐냐구요?…당신은 컴맹?

새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등재 인터넷 신조어들 | NEWS+ 1998년 9월3일치

새로운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말이 한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면, 그만큼 사회가 빨리 변하 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 변화의 폭과 속도는 세기말로 다가갈수록 더욱 커지고 빨라지는 추세인데,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대별되는 「기술」(Technology) 분야에서 특히 그러하다.

컴퓨터나 인터넷을 잘 모르는 사람이 그 쪽의 전문가와 대화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만약 전문가의 입에서 「URL」 「http」 「TCP/IP」 「HTML」 「XML」 「WAI」 「애플릿」 「자바」 같 은 정체불명의 「암호」들이 튀어나오기라도 하면, 둘 사이의 대화는 아예 단절되어 버릴지도 모른다(사실 이런 단어들은 왠만한 인터넷 마니아들이라면 대충 알 법한 것들이다). 그래도 너무 극단적인 사례로 여겨진다면 다른 경우를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이를테면 브라우저(Browser) 채널(Channel) 푸시(Push) 포털(Portal) 같은 단어들이다. 이미 사전에 다 나와 있고, 그 뜻도 그리 어려운 게 아니다. 그러나 인터넷 기술의 발달과 함께 이 단어들에는 새로운 뜻이 덧붙었다. 따라서 이 단어들을 예전의 뜻대로만 알고 있는 「컴맹」이나 「넷맹」들이라면 소통에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컴맹, 넷맹도 다 신조어(新造語)지 만 국어사전에 정식으로 등재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최근 개정돼 나온 「새 옥스퍼드 영어사전 (www.oed.com)」은 기술 진보에 따른 단어의 진화, 혹은 신조어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어 서 눈길을 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애플릿(Applet):매우 작은 응용 프로그램 (Application). 특히 한 가지나 서너 가지의 단순한 기능만을 수행하는 프로그램.

블로트웨어(Bloatware):비공식적으로 쓰이 는 말. 지나치게 많은 메모리를 요구함으로써 그 효용성이 떨어진 소프트웨어.

사이버펑크(Cypherpunk):컴퓨터 네트워크 에 접속할 때, 특히 정부 기관들로부터 개인 정보(Privacy)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암호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

디제라티(Digerati):정보 기술(Information Technology)에 관련된 전문가나 직업인.

기크(Geek):어떤 분야에 박식한, 그러면서 도 강박적일 만큼 그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 용례-「컴퓨터 기크」.

헌트 앤드 펙(Hunt and Peck):서투른 타이 핑. 한 손가락이나 두 손가락만을 이용해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 이른바 「독수리 타법」.

인포반(Infobahn):고속 컴퓨터 네트워크, 특히 인터넷.

인터노트(Internaut):인터넷 이용자. 인터넷의 조종사(Astronaut)라는 뜻.

LOL(Laughing Out Loud):큰 소리로 웃다 (온라인 대화에서 쓰임).

팜톱(Palmtop):한 손에 넣을 만큼 작고 가벼운 컴퓨터.

프리킹(Phreaking):특히 공짜로 전화를 쓰기 위해 원격 통신 시스템을 해킹하는 행위.

스네일 메일(Snail Mail):전자우편(e-mail) 의 반대되는 개념. 「달팽이처럼 느린」 일반적 인 우편 시스템.

대표적인 사이버펑크 잡지인 「와이어드」는 아예 「자곤 워치」(Jargon Watch)라는 지면을 따로 두어 인터넷 환경에서 새로 생겨나는 단어들을 수집하고 있다. 웹(Web)과 혁명 (Revolution)을 더한 「웨볼루션」(Webolution), 경제(Economics)를 더한 「웨보노믹스」 (Webonomics) 같은 것들이 그 사례다. 그러나 이들이 여느 말처럼 일반 사이에서 통용될지, 문화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시간만이 알 수 있는 문제다.〈김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