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억의 비늘

벌 잡는 덫

집 뒤꼍 창고에 벌집이 생겨 골치다. 창고의 한쪽 문 안쪽에 생긴 벌집을 발견한 것은 2주쯤 전이다. 벌 잡는 살충제를 사다뿌려 벌을 죽이고 그 벌집도 긁어내 없어버렸다. 그리고 혹시나 싶어 그 곁에 벌을 잡는 덫을 놓았다. 투명한 플라스틱 통 안에맥주 한 병을 - 아까워라! - 붓고 걸어놓으면 그 통 아래로 난 구멍으로 벌이나 파리가 냄새를 맡고 들어온다. 문제는 한 번들어오면 못 나간다는 것. 

어제 또 한 번 벌과의 전쟁을 치러야 했다. 창고의 다른 쪽 문 안쪽에 생긴 벌집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을 어제 깨달았기때문이다. 또다시 살충제 한통을 사다 뿌리고, 벌집 긁어내고... 그리고 2주 동안 매달려 있던 벌덫을 확인하고는 기절하는 줄알았다. 벌들로 꽉 차 있었다. 개중에는 쉬파리 똥파리도 몇 마리 끼어 있었지만 거개가 벌이었다. 

그 통을 비워내고, 새로 맥주 한 병 채워넣고 벌덫을 매달았다. 벌들아, 제발 다시 오지 마라. (2007/08/18 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