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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호박처럼 사랑스러운...

농부 스머프가 스머펫을 짝사랑하게 되었다. 문제는 자기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모른다는 것. "스머펫, 너는 우리 밭에 있는 잘 자란 호박처럼 예뻐!" 결과는 물론 퇴짜. 농부 스머프로서는 최상의 찬사였는데... 

실제 스머프 에피소드에서 그가 스머펫에 비유한 것이 호박이었는지 오이였는지, 또는 고추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그가 자기 밭에서 정성들여 가꾸는 채소 (또는 과일)을 동원해 스머펫에게 사랑을 고백했다는 기억만 남아 있다. 왠지 모르지만 나는 호박을 볼 때마다 그 장면이 떠오르곤 한다. 그리고 '호박이 이렇게 예쁜데...' 하고 혼자 생각하곤 한다. 

또 하나, 호박과 관련해 떠오르는 추억은 어린 시절 마을회관의 스피커로 흘러나오곤 했던 노래 한 자락. "사랑이 별거드냐 ('~더냐'라고 하면 절대 안된다 하하) / 좋아하면 사랑이지 / 이래 저래  정이 들면 / 호박꽃도 꽃이란다..." 운운. 

어린 마음에도 참 궁금했다. 아니 호박꽃이 어때서? 어느 꽃에 대해서는 예쁘다고 하고 어느 꽃에 대해서는 못났다고 하는 그 기준이, 내게는 종종 혼란스러웠다. 

아내가 호박 모종 두 개를 얻어 왔다. 여간 앙증맞고 예쁘지 않았다. 뒷마당 축구 골대 곁에 세웠다. 자라면서 그 골대를 타고 올라가라고... 

"너는 우리 밭에 있는 잘 자란 호박처럼 예뻐!" 그런 고백을 들은 스머펫은 행운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