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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비늘

2004년 3월 - 토론토 시청 시절

3월1일 Forester Internship 인터뷰를 한 토론토 시내의 델타 첼시 (Delta Chelsea) 호텔, 25층 엘리베이터 근처에서 내다본 풍경입니다. 참 아름다웠습니다. 인터뷰만 좀더 잘했더라면 더 아름답게 비쳤을텐데...

3월2일 Honey locust - Honey locust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수엽나무 무리 (북미산)'이라고 돼 있습니다. 꼭 아카시아처럼 생겼습니다. 속명은 Gleditsia입니다. 사진의 이 나무는 캐나다 토종으로, 특히 도심에서는 보기 어려운 'Gleditsia triacanthos'입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가시가 돋아 있어서 'Thorny-locust'라고도 불립니다. 가시 때문에 도심의 가로수로는 부적합해서 가시를 없앤 변종이 더 많습니다. CFIA 사무실 앞에 선 나무입니다.

3월3일 경고 표찰 - 제가 하는 일의 하나입니다.

3월5일 밤마실 - 날씨가 확 풀렸습니다. 봄 같습니다. 영상 10도를 넘었습니다. 아파트 단지 근처를 잠시 거닐었습니다. 집옆 놀이터에서 노는 동준이를 잡았습니다. 역시 플래시를 안쓰고 찍으니, 배경이 주가 되고 동준이는 환영처럼 변했습니다. 신나게 뛴다는 걸 잘 보여줍니다.

3월6일(토) 숨바꼭질 - 동준이가 좋아하는 놀이. 벽에 붙어서서, 자기 두 눈만 가리면 되는 줄 압니다. ^^ 저만치에 벽이나 좀 구석진 곳이 나타나면 후닥닥 뛰어가서 벽에 착 붙은 다음 두 눈을 가리더군요. 아마 최근에 선생님들과 그런 놀이를 많이 한 모양입니다.

3월7일(일) NY Tower - 여기에서 'NY'는 무엇을 가리킬까요? 두 건물의 모양이 제 대로 드러나지 않아 눈치 채기 어려울 듯합니다. NY는 뉴욕의 그 NY입니다. 토 론토 북쪽, 흔히 노쓰욕이라고 하지요, 베이뷰 애비뉴와 셰퍼드 로드 교차점 근 처에 있는 콘도미니엄 건물. 그러나 이름은 뉴욕 타워 (이런 한심한 허영심은 한국도 비슷하지요?). 참, 한국에서 흔히 '아파트'라고 하는 게 여기에서는 콘도 , 콘도미니엄이랍니다. 여기에서 아파트는 월 단위로 임대료를 내는 거주 형태 를 가리키지요. 저희가 사는 곳이 바로 그런 '아파트'입니다. 이 NY타워는 콘도 인데, 기대했던 만큼 분양이 잘 되지 않아 아파트 형식도 빌려왔다고 들었습니 다. 아무튼 참 흉물스럽습니다. 밤에는 또한 새들이 낮인 줄 알고 이 높은 쌍둥이 빌딩을 향해 심심치 않게 돌진한다고 합니다. -___-;;

3월8일(월) FORTINO - 캐나다에서 가장 잘 나가는 슈퍼마켓 체인인 로브로스(Loblaws)의 이탈리아 커뮤니티용 브랜드입니다. 한마디로 "이탈리아 판 로브로스"이지요. 그곳 빌딩 벽에 이런 글이 씌어 있습니다. Your Supermarket with a Heart 라고... 그럴듯한 구호 아닙니까? 실제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3월10일(수) 문 닫은 학교 - 오늘 토론토의 북쪽 끝 한 동네에서 만난 학교입니 다. 1972-1997, 25년 간 빼어난 교육 실적을 올렸다고 써 있습니다만, 지금은 문 을 닫았다고 합니다. 학교 앞으로 지나는 전선 줄에 걸린 신발 한 켤레가 참 기 묘한 풍경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3월11일(목) Surburbia - 토론토 북쪽, 전형적인 교외 풍경입니다. 흔히 서버브, 혹 은 서버비아라고 하지요. 사진에 나오는 곳은 Woodbridge라는 동네 부근입니다 .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많이 몰려 삽니다. 한국인 이민자들도 종종 눈에 띕니다 . 새로 지은 집들, 그러나 특별한 매력도 없고, 그렇다고 딱히 흠 잡을 것도 없는 ... 나무는 아직 덜 자라 볼품이 적고, 주변에 안온하게 즐길만한 공원도 별로 없 고... 그러나 쇼핑몰 같은 편의시설은 처음부터 거창하게 잘 갖춰져 있는...

3월15일(월) 마수걸이 - 새로 구한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동준이 사진입니다. 새 디지털 카메라는 교세라 화인캠 SL300R입니다.

3월16일(화) CFIA 사무실 - 핀치(Finch)와 더프린(Dufferine) 네거리 근처에 있는 CFIA (Canadian Food Inspection Agency)의 토론토 지사 (District Office). 건물 앞에 선 나무는 한국에서 흔히 '아카시아'라고 부르는 나무와 흡사한 Honey Locust (Gleditsia triacanthos)입니다. 사전에는 '북미산 수엽나무'라고 돼 있습니다.

3월17일(수) 토론토의 '사막' - 토론토의 간선도로 중 하나인 스틸스(Steeles) 대 로가에 이런 벌판이 있습니다. 살짝 내린 눈과 살얼음에 속아 조금 더 나아갔다 가 그만 차가 푹 빠지고 말아 한참 고생했습니다.

3월18일(목) 드라이브쓰루 뱅크 - 제가 주로 일하는 본(Vaughan) 지역의 한 은행 입니다. 글자 그대로 드라이브쓰루(Drive Thru), 마치 커피나 도넛을 주문하듯이 차안에 앉아 돈을 찾고 넣고 하는 형태입니다. 참 편리하구나, 하는 생각보다 참 인간들 게으르기도 하다... 그런 생각이 앞서 듭니다.

3월19일(금) 재미난 본 시의 표어 - "The City Above Toronto" 본 (Vaughan) 시의 업무 트럭에 씌어진 글귀입니다. 말인즉슨 토론토 북쪽(위)에 있다는 뜻. 그러나 토 론토보다 살기에 더 낫다는 뜻도 은연중 감지됩니다. 애교 있는 표어라고 생각 됩니다.

3월20일(토) 이 인파! - 한국에서 노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가 한창이라지요. 오늘 우연히 사이트를 뒤지다 이 사진을 보고 기함을 했습니다. 이 인파...이 사람의 물결... 질서정연한 것도 잘못인지, 누군가 '조직적으로' 선동했을 거라고, 그리 고 그 많은 촛불은 또 무슨 돈으로 마련했겠느냐고, 야당 들에서는 그랬다고 하 지요. 한국, 참 놀랍고 신기한 나라입니다. 밖에서 보니 더더욱 그렇습니다. 약 동한다고 해야겠지요. 한국의 1년은 이곳 캐나다의 5년이나 10년쯤에 해당할 거라고, 누가 그러더군요. 과연...

3월21일(일) 연속 촬영 - 밤에, 플래시를 쓰지 않고 선명한 사진을 얻기는 쉽지 않습니다. 혹시 연속촬영을 하면 좀 낫지 않을까 싶어 동준이를 대상으로 한 번 시험해 보았습니다. 생각만큼 잘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재미있더군요.

3월22일(월) 태국식 점심 - 오늘 좀 일찍 점심을 먹었습니다. 함께 일하는 팀원 셋 모두 가는데 저만 싸온 점심 먹겠다고 하기 좀 뭣해서 한 자리 끼었습니다. 태국식 국수를 먹었는데, 참 맛있었습니다. 4월이 가까운데도 체감온도가 15도 안팎을 오르내린 날씨가 아마도 그 맛을 두 배는 키워준 듯했습니다. 베트남 국 수, 한국 국수, 중국 국수... 따지고 보면 그 기본 재료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 같 은데, 어쩌면 풍미는 다 제각각 다른지 신기하고 또 신기했습니다. 사진은, 그 태국 식당 벽에 붙어 있던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 상입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통나무를 깎아 만든 것인데, 그 수염 부위도 따로 붙이지 않고 한 나무에서 그 대로 살려낸 것처럼 보였습니다. 참 잘 만들었더군요.

3월23일(화) 자화상 - 거울에 비친 제 모습입니다. 오늘 일하는 도중에 찍었습니 다.

3월25일(목) 사진 '찍히기' - 오늘 기념사진 촬영이 있었습니다. 아시안 롱혼 비 틀 프로젝트에 관여한 사람들이 에머리 야드(Emery Yard)에 모두 모여 사진을 찍는 자리였습니다. 워낙 사람이 많은 데다 에머리 야드라는 곳이 베어 온 나무 를 쌓아두는 곳이어서 마땅히 자리를 잡을 곳도 없었습니다. 사진사가 버켓트 럭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 내려다 보며 저희를 찍었습니다.

3월27일(토) 스폰지 밥 스퀘어 팬츠 - 장난감을 보면 요즘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요즘 북미지역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캐릭터는 바로 이 사진의 스폰지 밥 스퀘어 팬츠 Sponge Bob Square Pants입니 다. 지난 크리스마스 시즌 때, 이 캐릭터 장난감을 없어서 못 팔았다고 할 정도 입니다. 저도 몇 번 TV로 이 친구가 나오는 만화를 봤습니다만, 글쎄요... 역시 세대 차로구나 하고 탄식했을 따름입니다.

3월28일(일) Renew Your Passion - 토론토를 연고지로 한 NBA 팀이 랩터스입니다. 슈퍼스타 빈스 카터와, 깜짝 루키 크리스 보쉬가 기대를 모으는 팀이지요... 만, 요즘 연전연패, 한 마디로 실망 대실망입니다요. 열에 여덟, 아홉 번은 지니, 이거 농구 볼 마음이 안 날 수밖에요. 오늘(일)도 멤피스 그리즐리한테 졌습니 다. 그것도 홈에서... ㅠㅠ 이 홈페이지에 가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이번 시 즌이 개막될 때, 그런 모토로 꽤나 기대를 모았습니다. 참말로 Passion을 Renew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벌써 너무 늦은 것 같기도 하고... 플레이오프 는 진짜 물 건너 간 건지... (아홉 경기가 남았는데, 혹시 전승을 한다면...??)

3월29일(월) 동준이의 봄 화숀 - 한국에 살 때, '앙' 언니 - 앙드레 김- 가 이맘 때면 나와, "암, 올 봄의 화숀 주제느은~ 암, 델리킷 하구, 그레이스풀한...어쩌구" 하 던 게 문득 떠오릅니다. 오늘 동준이가 선생님과 함께 외출할 때 입은 옷입니다 . 노란색, 과연 봄이로구나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