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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비늘

2004년 2월 - 봄은 아직 멀고...

2월4일 하트하우스 농장 - 토론토대학에서 운영하는 학생들의 단골 MT 장소입니다. 지난 겨울에 놀러갔다 왔는데 인상이 좋아서 이번에도 예약했습니다. 2월21-22일 주말에 1박2일로 친구네 가족들과 다녀올 예정입니다. 토론토에서 그리 멀지 않아 한 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기 때문에 그리 부담스럽지도 않습니다. 어쩌다 보니 겨울에만 가게 되어 녹음이 우거질 때는 어떤 모습인지 궁금했습니다. 마침 웹사이트에 사진이 하나 올라와 있네요.

2월5일 키 재기 - 엄마가 거실 벽에 동준이 키재기용 종이를 붙였습니다. 어제 저녁 잰 동준이의 키는 119cm. 만으로 이제 막 다섯 살이 지난 아이 치고는 괜찮은 '기록'이죠? 태어날 때 동준이의 키는 54cm였습니다. 많이 컸습니다. 핫핫. 가장 빨리 컸을 때는 6개월 동안 무려 15cm나 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물론 아깃적 얘깁니다만, 저는 그 말 듣고 "부럽다~!"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금보다 한 10cm만 더 컸더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을, 마흔이 가까운 지금도 가끔 합니다. 아직 철이 덜 든 것이지요. ㅜㅜ

2월8일 회동 - 성우제 선배네, 석원 씨네, 그리고 윤상식씨네. 일요일 저녁 저희 집에 모였습니다. 사진은 저녁 식사 뒤, 거실 풍경입니다. 어부인들께서는 부엌 식탁에 둘러 앉으신 관계로 여기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일요일 저녁, 특히 밤이 되면 기분이 별로죠. 월요일에 대한 예감 때문에...

2월11일 셰인 킴 - 토론토대 음대 (로열 콘서버토리 오브 뮤직이라고 한답니다)를 졸업한 '자랑스러운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셰인 김 (Shane Kim)이 그의 고모와 최종 드레스 리허설을 하는 장면입니다. 소리가 좋았습니다. 바이올린과 잘 어울리기에는 피아노가 조금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그래도 역시 듣기 좋았습니다. 아마도, 꽤 오랜만에 듣는 '생'음악이어서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월14일 토요일 - 동준이가 CH.I.L.D.에서 선생님인 크리스와 함께 만든 발렌타인 데이용 선물입니다. 물론 아빠와 엄마께 드리는 동준이 '마음'이지요. 다른 학교인 'Yes I Can'에서도 비슷한 선물을 만들어 왔는데, 하트 모양의 도화지 위에 갖가지 색깔을 입힌 것이었습니다. 그 위에 선생님이 '동준이의 마음'(Dongjoon's Heart)라고 써놓았더군요. 그래서 더 각별하게 다가왔습니다. 이곳에 와 보니 발렌타인 데이가 제법 큰 기념일이더군요. Happy Valentine's Day~!

2월15일 동준이의 '마음'들

2월17일(화) 동준이 학교의 게시판 - 동준이를 들여보낼 때가 아직 안되었을 때, 'Bye bey song'을 들으며 동준이가 나오기를 기다릴 때면 어김없이 들여다보는, 별로 왕성하게 업데이트 되지는 않는 'Yes I Can' Nursery School의 게시판입니다.아이들의 '작품'들, 이러저러한 공지 사항들, 간혹 관련 신문기사 스크랩한 것들이 붙습니다.

2월18일 동준이의 웃음 - 플래시가 터져야 하는데 연로하신 제 카메라가 그만 오작동을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색깔 보정을 좀 했더니 그런 대로 볼 만하게 복원이 되었습니다. 동준이 웃음이 보기 좋아서 올려둡니다.

2월21일 하트하우스 입구 - 점심 무렵이 조금 지난 오후 1시쯤 토론토 북서쪽 80km쯤에 자리잡은 하트하우스 농장 입구에 닿았습니다. 교통량이 적어 도로의 눈은 그대로 빙판이었습니다.

2월22일 하트하우스를 떠날 무렵 - 집밖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습니다. 농장에 사는 개도 끼었습니다. 내린 지 꽤 되었을 법한 눈들은 수북이 쌓여 밟으면 무릎께까지 찼습니다. 창문을 사이에 두고 찍은 사진이라 조금 성깁니다.

2월23일 '다크포스' - 오늘 드디어 시사저널을 받았습니다. 인터넷에 오른 작은 이미지로는 그 내용이 뭔지 제대로 읽을 수 없었기 때문에 무척 궁금했습니다. 만화에 삽입된 대사들을 읽으니 더 재미 있습니다. 이우일씨께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파워포인트의 문제를 다룬 기사)

2월24일 Asian Longhorned Beetle - 중국 (또는 한국?)으로부터 수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해충입니다. '아시아 긴뿔 딱정벌레'라는 이름은, 그 생김새를 고스란히 옮긴 것처럼 보입니다. 최근 토론토 북부 지역에서 이 해충이 발견되면서 임업/임학 계에 큰 비상이 걸렸습니다. 생물학적/경제적 파장이 막대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이를 구제(驅除)하기 위한 대대적인 프로젝트가 막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오늘부터 일하게 된 내용이기도 합니다.

2월26일 오렌지 작업복 - 토론토시청인지 캐나다식약청 (Canadian Food Inspection Agency를 이렇게 번역해도 되는지...)인지, 아무튼 오늘 오렌지색 야외 작업복이 나왔습니다. 차들 쌩쌩 지나다니는 길 가에서 나무를 살펴 보자면 아무래도 눈에 확 띄는 옷이 좋겠지요.

2월27일 에머리 야드 - Asian Longhorned Beetle에 감염된 것으로 판정된 나무들은 에머리 야드 Emery Yard로 운반되어 토막토막 잘립니다. 그렇게 잘린 나무들은 연구 목적으로 남겨두지 않는 한 두세 차례의 분쇄 과정을 거쳐 말 그대로 '가루'가 되어 버립니다. 벌써 야적장 한 켠에 작은 동산이 여럿 생겼습니다. 사진의 ALHB는 아시안 롱혼 비틀의 약자입니다.

2월28일 동틀 무렵 - 토요일. 하지만 연장근무(Overtime)를 자원해 출근했습니다. 아침 7시가 채 되지 않은 때, 출근지인 Canadian Food Inspection Agency (CFIA)의 주차장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2월29일(일) 동준이의 식성은 완존 토종입니다. 청국장, 김치, 고추장, 깻잎, 이런 것만 찾습니다. 특히 맨 고추장을 먹는데, 고추장 더한 밥 한 숟가락에 물 한 모금씩 들이켜면서도, 그래도 줄창 고추장을 내놓으라고 엄마나 아빠 팔을 잡아당깁니다. 토종이 아니면서도 동준이의 열렬한 사랑을 받는 반찬은 '스팸'입니다. 스팸을 더한 김치찌개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말로 표현하기조차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 김치찌개를 끓였던 뚝배기만 보면 자꾸 열어달라고 'open', 'open' 외칩니다.어제(토요일) 오후, 된장찌개에 두부, 햄을 반찬 삼아 식사중이십니다. 오른쪽 눈 자위에 빨간 자국이 났습니다. 제 손톱에 할퀸 자국입니다.

2월7일 슬리만 맥주 - 아 맛있다!

2월25일(수) 동준이와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