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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비늘

2004년 1월 베이뷰 뮤즈 시절

2003년에서 2004년으로 특별한 감흥 없이, 2003년이 지나고 200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평소 가까이 지내는 친구, 선배 들과 저녁을 함께했습니다. 위 사진은 성우제 선배와 형수님, 윤상식씨 부부와 함께 찍은 것입니다. 아무래도 건희 엄마가 사진에 좀 불만스러워하실 듯합니다. ... 몇 년 뒤, 혹시 이 사진을 다시 보게 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1월1일, 2004년 새해 기념 가족사진. 동준이 한복 입힌 기념도...

1월2일, 모자의 싱크로나이즈드 퍼포먼스?

1월7일 헤닝 만켈 - 어제 헤닝 만켈의 또다른 범죄소설 '화이어월'(Firewall)을 뗐습니다. 일주일 넘게 걸렸네요. 아내는 이틀인가 만에 후딱 읽어치우던데... 흥미롭게도 이번 시리즈에는 한국이 나옵니다. 국제 범죄의 한 축으로 'Stockbroker in Seoul'이 나오는 거지요. 약간 더 흥미롭더군요. ㅎㅎ 헤닝 만켈이 내세운 주인공 이름은 커트 왈란더 (쿠르트 발란더? 늘 헷갈립니다. 어떻게 읽어줘야 할지... Kurt Wallander). 스웨덴의 소도시 이스타드에서 활약하는 고참 경찰입니다. 위 사진은 저자 헤닝 만켈인데, 좀 많이 늙고 초췌해 보입니다. 소설을 읽을 때마다, 커트 왈란더는 헤닝 만켈의 또다른 분신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1월8일 우트네 - '우트네' (Utne)가 무엇인지 너무 늦게 알려드리는 것 같습니다. 그 정확한 발음이 우트네인지 유트네인지, 또는 다른 무엇인지 모릅니다. 아무튼 우트네는 1997년 혼자 여행 갔던 노르웨이의 베르겐으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호텔의 이름입니다. 그 호텔이 있는 동네 이름은 하당거(Hadanger)입니다. 피요르드의 깎아지른 듯한 비탈 중 상대적으로 납작하고 편평한 곳에 자리잡은, 참 아담하고 아름다운 동네입니다. 피요르드를 구경하는 배 위에서, 다만 그 작은 호텔을 구경했을 뿐인데, 그곳을 진작에 몰라서 예약하지 못한 게 여간 안타깝지 않았습니다. 그 안타까움을 더욱 부추기라도 하듯이, 우트네 호텔의 작은 파티오에 몇몇 투숙객들이 한가롭게 앉아 있었습니다. 그 아담하고 깜찍한 모습이, 호텔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조금 큰 B&B 쪽에 더 가까웠습니다. 언젠가 다시 한 번 베르겐에 갈 기회가 생기면, 그래서 피요르드를 둘러보게 된다면 꼭 우트네 호텔에 묵어볼 생각입니다. 위의 작은 그림이 인터넷을 뒤져 찾아낸 우트네 호텔의 사진입니다.

1월11일 오크빌 2004/01/12 06:56 - 돈 많은 사람들이 많이 몰려든다는 동네 오크빌 (Oakville). '옥빌', 혹은 '옥빌이'라고 한국식 (일본식?)으로 발음되기도 합니다. 玉빌? 오크빌 중심가에 가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오지요. 그만큼 아기자기하고 예쁜 동네랍니다. 어제 아주 잠깐, 들렀습니다. 날씨가 풀리면 좀 시간을 두고 둘러볼까 합니다.

1월13일 야.설.경 2004/01/14 10:24 - 저희 집은 북향입니다. 눈이 쌓여도 잘 녹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쪽으로 드나드는 일도 드뭅니다. 특히 겨울에는... 그 대신 건물들을 연결한 긴 실내복도를 주로 이용하지요. 한뎃길까지 따뜻한 복도를 이용할 수 있으니 여간 편리한 게 아니지요. 그래서 정작 밖으로 난 문간의 눈은 때때로 오랫동안 밟히지도 않은 채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어젯밤에 찍은 사진입니다.

1월14일 연휴의 후유증? 2004/01/15 12:22 - 토론토대 신문에 난 익살맞은 사진. 제목이 '연휴 뒤의 숙취(또는 후유증?)' Holiday Hangover입니다. 일삼아 이런 모양으로 눈사람 - Frosty the Snowman -을 만들었을 그 짖궂은 인간들을 한 번 떠올려보세요. 참 재미난 세상입니다.

1월15일 오크빌 청사 2004/01/16 08:35 - ...에서 나오면서 본 풍경입니다. 쌓인 눈, 영하 20도 (체감으로는 30도 이상)의 쨍-한 날씨. 그래도 아름다웠습니다.

1월17일 화장실2004/01/18 01:54 - 동준이가 다니는 'YES I CAN' 널서리 스쿨의 화장실에 붙은 글귀들. 특히 Please Put the Paper in the Pail이라는 공지사항은, 자음 P로 시작하는 단어들만을 일부러 골라 써서, 읽는 맛을 느끼게 합니다.

1월19일 CN타워 2004/01/20 04:48 - 그림을 보시면 알 수 있는 것처럼 이번에도 화장실입니다. ^^; EnerACT라는 환경단체에 들렀다가 그곳 화장실에서 밖을 내다보니 이렇더군요. 하하.

1월20일 고향 가는 길 2004/01/21 13:56 - 오늘 인터넷 한겨레에 실린 사진입니다. 몇 천만 명이 한데 몰리는 무지막지한 교통체증에다 눈까지 더하고 나면, 이를 설상가상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고향으로 고향으로... 수구초심(首邱初心)이라는 단어가 문득 떠오르게 한 그림입니다.

1월21일 큰 아기 2004/01/22 04:35 어젯밤, 아내가 동준이를 업고 서서, 사진을 한 장 찍어달라고 했습니다. 그간 얼마나 컸는지, 아마 확인하려는 눈치였습니다. 이제 다섯 살을 막 넘겼지만 동준이 몸집은 일곱 살 아이의 기준에 맞습니다. 그래도 저희 눈에는 여전히 안쓰러운 아기로만 보일 뿐니다. 서너 살 아이 수준으로나마 말이라도 하고 떼를 쓸 수만 있다면...!

1월22일 스프링필드 2004/01/23 07:42 제가 요즘 가장 즐겨 보는 '성인' 만화 심슨스 (The Simpsons)의 무대인 스프링필드입니다. 만화를 보면 볼수록 그 맛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심슨스의 DVD 세트를 나오는 대로 다 챙길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동준 엄마가 심슨스를 좋아하지 않는 게 문제지요. ㅠㅠ 아무튼, 가상의 도시인 이 스프링필드, 만약 가서 살라고 한다면 날 잡아잡수 할 동네죠. 그림 맨 뒤를 보십시오. 또 이 만화의 주인공인 호머의 직업도 그곳과 아주 밀접하게 관련이 있지요. 요즘은 이 채널 저 채널 배회하면서, 심슨스 찾는 게 주요 일과 중 하납니다 (에이, 이 한심한 화상 하곤...!)

1월23일 천칭 2004/01/24 04:40 엊그젯 밤, 거실의 한 쪽 불을 껐더니 이런 그림자가 생겼습니다. 그 모양이 흡사 천평칭(天平秤)처럼 생겨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제법 그럴듯하지요? 턱도 없는 의미 부여가 될지 모르지만, 세상이 조금은 더 공평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 천칭처럼 말이지요. ...

1월25일 만두 2004/01/25 14:12 - 먹는 만두가 아닙니다. 동준이 앞에 놓인 이 쿠션을 우리가 그렇게 부르는 겁니다. 옆으로 누워 잘 때 다리 사이에 끼고 자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지요. 아시는 분은 다 아시는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 전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동준이와 소유권을 놓고 다투는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요즘은 동준이가 먼저 차지해서(먼저 잠자리에 드니까) 그걸 빼앗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쪽 다리 턱 얹고 편안하게 주무시고 계신데 매정하게 빼낼 수야 없지 않겠습니까? 아무래도 하나 더 장만해야 할 모양입니다. 만두 만두~ 먹는 것도 맛 있고, 껴안고 자는 맛도 그만이고... ^^;

1월27일 노, 놓쳤다! 2004/01/27 14:02 - 디지털 카메라의 반응 속도는 느립니다. 4년 전에 구입한 제 구닥다리 니콘 쿨픽스 카메라는 더욱 느립니다. 1, 2초 전에, 미리 작심하고 누르지 않으면 정작 잡으려던 장면을 놓칠 확률 100%입니다. 집안을 빙빙 돌며 뜀박질하는 동준이를 포착하기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 그림처럼, 렌즈 안에 적당하게 들어왔다고 여긴 순간 눌렀으나 결과는 참담하지요...^^ 찰-하는 순간 휙 지나가고, 칵 하는 순간 렌즈 안에는 이미 없습니다. .... 그래도 디지털 카메라의 장점이 뭡니까. 얼마든 찍고 또 찍고, 수정하고, 지울 수 있다는 것. ..

1월27일 Snow Job! 2004/01/28 07:57 - 오늘(1월27일)치 메트로 1면 사진입니다. 메트로는 토론토 일원에서 배포되는 공짜 신문입니다. 타블로이드 판이지만 그 말이 연상시키는 '황색 저널리즘'은 없습니다. 짤막한 기사들이 주를 이루는, 주로 지하철과 버스 등 TTC 이용자들이 주독자층입니다. 그래서 모토도 "New for people on the move"이랍니다.

1월28일 '터로노' 대학 교정 2004/01/29 12:20 - 토론토에 사는 이른바 '토론토니언'들은 토론토를 '토로노', 또는 '터로노'라고 발음한답니다. 토론토라고 발음하면 외지인으로 간주한다나 어쩐다나... 아무튼, 오늘 대학에 갔습니다. 역시 눈천지. 위 사진은 터로노 대학의 칼리지들 중 가장 오래된 '유니버시티 칼리지'입니다. 그런데, 웃기지 않습니까? 유니버시티에 칼리지라? 하긴, 유니버시티 칼리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데 있는 도심의 대로 중 하나가 '애비뉴 로드' (Avenue road)라는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도로 대로, 대로 도로, 뭐 그렇게 번역해야 될까요? 하하.

1월30일 토론토의 겨울 거리 2004/01/30 23:22 - 을씨년스럽게 춥던 지난 수요일 저녁 무렵, 다운타운에서 슬쩍 찍은 사진입니다. 달려가는 전차, 달려가는 자전거... 한시라도 더 빨리 집으로 돌아가려는 욕망이 느껴졌습니다.

1월31일 양말 2004/01/31 23:06 - 두 달 만에, 한국에서 보낸 소포가 어제 도착했습니다. 배로 오느라 좀 늦어진 모양인데, 쉬엄쉬엄,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제대로 오기만 하면 되지... 동준이 양말도 그 안에 들어 있었습니다. 강아지 모양, 또 하나는.... 사슴인가요, 노룬가요? 아무튼... 참 귀엽고 예쁘게 잘 만들었습니다. 동준이를 생각하는 이모님 마음이 물씬 느껴집니다. 동준이가 참 좋아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