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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기사

빌 게이츠 “21세기도 내 세상이오”

빌 게이츠는 21세기의 빅 브라더가 될 것인가? 이 때만 해도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니다'보다는 '그렇다' 쪽에 훨씬 더 가까웠다. 이제는 그 반대로 추가 움직인 듯하다. 지금 사람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진다면 그 대답은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아니면 구글의 래리 페이지와 데이비드 파일로 쪽으로 더 몰리지 않을까? 아래에 인용한 루크 프뢰브 교수의 말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게 들린다.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 그러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문제될 것이 없다. ... 오늘의 지배자는 내일의 패배자일 뿐이다."

[특별기획]정보사회의‘영원한 제왕’…방송 위성 문화등도 ‘내것’ |  NEWS+ 1997년 10월9일치

컴퓨터를 켠다. 
선명한 로고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95」 운영체제가 부팅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아웃룩 익스프레스」로 전자우편이 왔는지 확인하고 답장을 보낸다. 어제 작업하다 만 보고서를 끝마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워드와 엑셀, 파워포인트를 열었다.

보고서를 끝내고 나니 잠깐 여유가 생겼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마이크로소프트와 NBC의 합작 뉴스 사이 트인 「MSNBC」에 접속해 뉴스를 훑어본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만든 정치사회 평론 웹진 「슬레이트」의 영화평을 읽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여행 사이트인 「익스피디아」에 들어가 다음 달 휴가 계획을 구상해 본다.
 

재산 34조8천억원…컴퓨터업계 최고 갑부
 
PC를 쓰면서, 단 한 이라도 「마이크로소프트」라는 단어를 통과하지 않을 수 있을까? 대답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 9월21일, 빌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위세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나왔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컴퓨터-통신업계의 부자 100인」 명단에 마이크로소프트 직원이 12명이나 포함된 것이다. 특히 빌 게이츠 는 386억6000만달러(약 34조8000억원)로 2위에 오른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업자 폴 앨런(147억7000만달러)에게 두배 이상의 격차를 보 이며 1위를 고수했다.

매년 7000여 기관, 연구소로부터 「기부」 요청을 받는 사람. 뭇 벤처기업가들의 우상이자, 21세기의 「빅 브러더」가 될 것이라며 경계 대상 1호로 지목되는 사람.

빌 게이츠는,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는 과연 얼마나 더 우리 삶 속으로 심화되고 확장될 것인가. 과연 이들은 불멸 의 철옹성을 쌓고 있는가. 21세기 정보사회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게 될 「악의 제국」인가.

빌 게이츠 대저택 - 자재값만 450억원 
5천평 규모, 7년만에 완공된 초첨단 주거공간…미니골프장도

美 시애틀의 워싱턴호(湖)를 바라보며 웅장하게 자리잡고 있는 빌 게이츠의 대저택.

9월초 7년만에 완공된 이 저택은 거기에 들인 자재 비용만 5000만달러(약 450억원), 앞으로 매년 물어야 하는 재산세만 50만달러에 이를 만큼 초호화판이다.

언덕으로부터 터널을 통해 들어가게 돼 있는 지하 주차장에는 차량 30대를 세울 수 있으며, 응접실은 120여명의 하객을 한꺼번에 수 용한다. 길이 18m에 이르는 실내 수영장에는 수중 음악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고 18홀짜리 미니 골프코스도 마련되어 있다.

그밖에도 매끈하게 다듬은 바위로 주위를 두른 뜨거운 욕조, 두대의 엘리베이터와 3층짜리 나선형 계단, 빌 게이츠의 희귀 서적 컬렉션을 전시한 원형 홀, 첨단 음향 시설로 무장한 영화관, 연어가 헤엄치는 개울 등 누구라도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는 것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이 저택의 진면목은 다른데 있다. 빌 게이츠는 89년 5000여평의 집터를 사면서 코르비스(Corbis)라는 개인 기업도 함께 차렸다. 사진과 예술품들에 대한 전자적 권리를 사들이는 기업이었다. 코르비스를 통해 방대한 디지털 박물관을 갖게 된 빌 게이츠는 집 곳곳에서 대형 평판 비디오를 통해 인류의 걸작 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게 해놓았다.

그의 집을 찾는 손님은 그의 개인정보를 담은 핀을 옷깃에 꽂게 되는데, 이는 그의 취향에 맞는 음악과 향기, 영상 등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빌 게이츠는 미래를 구상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자신이 미래를 살고 있는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제왕’임박 | 신기종IE4, 전분야서 맞수 NS4 능가 시장독식 예고 | NEWS+ 1997년 10월16일

마이크로소프트는 넷스케이프와의 인터넷 전쟁을 이번에 끝내려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의도는 충분히 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10월1일 한글판을 비롯해 8개 국어판으로 동시에 선보인 「인터넷 익스플로러 4.0」(이하 IE4)은 「넷스케이프 킬러」라는 별칭에 걸맞게 거의 모든 분야에서 「넷스케이프 커뮤니케이터 4.0」(이하 NS4)을 압도한다.

적어도 윈도95나 윈도NT 4.0을 운영체제로 쓰는 컴퓨터 이용자들은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쓰기에 더 쉽고, 더 강력한 성능을 지녔으며, 윈도95(NT) 상의 다른 프로그램들과 이음매 없이 자연스럽게 연계된다. 마치 인터넷에서 홈페이지들을 접속하듯이 내 컴퓨터에 설치된 다른 프로그램이나 파일을 쓸 수 있는 것.

국내에서만 보더라도 IE4는 나우콤(나우로) 천리안 아이네트(아이월드) 제이씨현시스템(엘림넷) 현대정보기술(신비로) SK텔레콤(넷츠고) 등 6개 인터넷 서비스업체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들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자체 웹브라우저나 통신프로그램이 IE4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더욱이 대우통신 삼보컴퓨터 삼성전자 세진컴퓨터랜드 현대전자 LG전자 등 국내 6개 주요 PC업체들이 자사의 PC에 한글 IE4를 기본으로 설치하여 공급키로 했다.

불과 1, 2년전만 해도 웹브라우저는 「수많은 소프트웨어 중의 하나」였다. 당시 챔피언은 시장의 80% 이상을 석권하고 있던 넷스케이프였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도전자에 지나지 않았다.

상황은 급변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중은 7 대 3에서 다시 6대 4로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웹브라우저도 단순히 정보를 찾거나 홈페이지로 접속해주는 데서 컴퓨터 전체를 운영하고 통제하는 「디지털 조종석」으로 발전했다.

정보검색은 물론 전자우편 송수신, 소리 그림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파일 조작, 시사 컴퓨터 스 포츠 연예 오락 등 개인취향에 맞는 정보의 자동 제공(푸시 기술) 등 오늘날의 웹브라우저는 「대화형 TV」에 더 가깝다.

“공짜 공급뒤 독점땐 유료화 전환속셈”우려도

 
IE4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액티브 채널」이다. 동아일보 나우콤 뉴스21 데이콤 전자신문 등 국내 25개(해외 250여개) 정보업체가 등록한 액티브 채널은 마치 TV의 채널 버튼처럼 마우스로 누르기만 하면 해당 홈페이지로 즉시 연결된다.

알타비스타 야후 등 6개 검색도구로 곧장 접속해 주는 「검색」버튼, 그동안 접속했던 사이트 기록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목 록보기」 버튼, 앞으로-뒤로 버튼과 함께 설치된 간이목록 메뉴, 이용자 취향에 따라 마음대로 편집할 수 있는 「즐겨찾기」 버튼 등도 이용 자의 편리성을 크게 높인 장치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