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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비늘

와와의 봄

완연한 봄기운 | 2005년 4월 1일 오전 7:57

와와 호수가 녹고 있습니다. 온 호수의 표면이, 호수를 덮은 얼음의 표면이, 녹은 얼음물로 온통 번들번들했습니다. 수십 개에 이르던 얼음낚시용 오두막들도 어느새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영양가 없던 '이사 세일' | 2005년 4월 3일 오전 2:46

특이한 외형으로 늘 눈에 잘 띄었던 와와의 집 하나가 마침내 팔려 '이사 세일'이 벌어졌다. '마침내'라는 것은 내 기억으로만 족히 6개월은 넘을 만큼 오랫동안 'For Sale' 간판이 걸려 있었던 탓이다. 이렇게 작고 궁벽한 마을에서 집 팔기가 쉬우랴. 더욱이 다른 집들보다 몇만 달러 이상 더 비싼 경우라면... 

봄을 보다 | 2005년 4월 3일 오전 5:49

봄을 보고 왔습니다. 

와와 선배들의 조언에 따라 "DANGER," "High Voltage." "No Trespassing" 같은 경고문과, 굳게 잠긴 철문을 무시하고, 산 위로 난 길을 따라 30분쯤 올라갔습니다. 구불구불한 길의 눈은 이미 다 녹았지만 양옆으로 쌓인 눈의 깊이는 여전히 쉽게 무릎 높이보다 높았습니다. 

로빈 | 2005년 4월 6일 오전 8:38

"지금 창밖에 로빈이 날아와 앉았습니다. 봄이 왔다는 확실한 신호지요. 관심 있는 분은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어제 나온 사내 방송이었다. 

긴꼬리 올빼미 | 2005년 4월 8일 오전 7:42

오늘 와와 MNR 사무실에 이 올빼미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고속도로에서 트레일러 트럭에 치일 뻔한 것을 구해 왔다고 생물학자가 말했습니다. 어디가 다쳤는지 정밀 검사하기 위해 수세인트마리의 수의사에게 보낼 것이라고 했습니다. 

와와의 4월 | 2005년 4월 17일 오전 8:34

토요일, 느지막이 눈을 떠 온갖 게으름을 피우며 시간을 죽이는 재미가 적지 않습니다. 휴일의 맛이랄까, 토요일에는 그 맛이 특별히 더 좋은 듯합니다. 빨랫감을 들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걷기 | 2005년 4월 24일 오전 9:25

봄이 오자 직원들의 휴식 시간 활동이 달라졌습니다. Kevin, want walk? 라고 묻길래 무슨 말인가 했더니, 오전 10시와 오후 3시에 공식적으로 할당된 'break time' 각각 15분씩을 이용해 산보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봄으로 가는 통과의례 | 2005년 4월 26일 오전 7:45

...라고들 이곳 사람들은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무척 놀랐습니다. 아침에 쏟아지는 눈의 기세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10cm 안팎의 두께로 쌓인 눈은, 다시 겨울이 오려는 게 아닌가 싶을 만큼 온 세상을 다시금 하얗게 뒤덮었습니다. 다만 기온이 0도 안팎으로 높은 편이어서 눈도 물기를 많이 머금었고, 그래서 온 도로가 질척거렸습니다. 역시 겨울 날씨는 아니라는 뜻이었습니다. 

겨울로부터 봄으로 | 2005년 5월 9일 오전 6:38

오늘은 근처 하이폴스 (High Falls)를 찾았습니다 (이를 하이 폭포라고 번역해야 할지, 높은 폭포라고 해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