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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비늘

오...!

로라! 2005년 2월 18일 오후 1:09
 

이 때 제대로 사진을 찍을 줄만 알았더라면! 오로라를 본 느낌, 그 때 받은 경이로움의 감정은, 실로 형언하기조차 어렵다.

오늘 난생 처음으로 오로라를 보았다. 화이트리버에서 회의를 마치고 와와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밤 9시 무렵이었다. 기온은 영하 24도로 급강하해 무척 추웠다. 동행한 데이빗이 오로라가 나타났다고 내게 일러주었다. 

차를 길 한 켠에 세우고 구경했다. 한국에서는 흔히 오로라라고 부르지만 여기에서는 대개 Northern Lights라고 부른다. 

그 장엄하고 경이로운 풍경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나는 알지 못한다. 실로 경이롭고, 지극히 아름답고, 인생의 모든 잡사를 단번에 압도해 버리는, 어떤 힘이랄까 에너지를 느끼게 하는 풍경이었다. 

노던온타리오에서, 아내와 동준이에게 보여줄 것을 꼭 하나만 고르라면 나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이 오로라를 꼽겠다. 분명해졌다. 다만 그들이 올라왔을 때 날씨가 그것을 허락해줄지가 관건이다. 

사진을 찍으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노출 시간을 좀더 늘릴 수 있는 방법을 몰랐던 탓이다. 다음에는 좀더 그럴듯한 기억을 찍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