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이면 으레 그래 온 것처럼, 오늘도 편의점인 mac’s에 들러 주간 마을 신문인 Algoma News Review를 한 부 샀다. 65센트.
가게에서 나와 차를 빼는 중이었다. 한 백인 아이 하나가 내 앞으로 쓱 나서더니 난데없이 가운뎃 손가락을 치켜세워 보이곤 줄행랑을 놓았다. 그 녀석 주위로 서너 명의 또래가 서서 그 광경을 재미있다는 듯 지켜보고 있었다. 일행임에 틀림없었다. 기껏해야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녀석들이었다.
꼭지가 확 돌았다. 차를 다시 대고 그 놈을 쫓아갔다. 편의점 건물 뒤로 돌아, 저만치 앞서 내가 따라오는지를 가늠하던 그 놈은 나를 보자마자 다시 후닥닥 속도를 높였다. 건물을 한 바퀴 돌아 가게 앞쪽으로 나왔다. 그 녀석의 뒤꼭지가 편의점 안으로 사라지는 것이 얼핏 보였다. 그 때 맞은 편 길가에 서 있던 자동차 운전자가 “저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라고 알려주었다. 아마 사태의 전말을 다 지켜보았던 모양이다.
가게 안으로 들이닥쳤다. 주위를 둘러보는데 카운터 쪽에서 겁에 질린 채 손사래를 치는 ‘범인’이 눈에 들어왔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내가 그러고 싶어 그런 게 아니고 다른 애들이 시켜서 그랬다, 어쩌구,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백배 사죄했다. 키는 나보다 머리 하나쯤 더 컸지만 아직 어린애였다. 미안하다며 쩔쩔 매는 것을 보니 더이상 화를 내고자시고 할 마음도 사라졌다. 그러지 마라, 나도 너희랑 다른 것 없다, 그냥 그 정도로 그치고 밖으로 나왔다.
밖에 서 있던 또래들이 내게 오더니 다시 사과했다. 아직 어린애들이고, 또 질이 나쁜 것도 아니었다. 다만 지루했고, 뭔가 재미있는 ‘꺼리’랍시고 찾은 대상이 나였을 뿐이었다. 하긴 이 쥐X만한 마을에서 그런 짓 했다가 내가 그들 이름을 알아내어 학교에라도 알린다면 이만저만한 낭패를 볼 게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