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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기사

머리카락 한올로 인간 찍어낸다 (NEWS+ 1997년 3월13일치)

羊 복제로 ‘이론적 가능성’확인한 셈 - 
정상적인 성장 유지될지 관심… 개구리는 ‘올챙이’단계서 실패 

    클론(Clone)은 일종의 복사본이다. 원본과 유전적으로 꼭 같다.

    유성생식을 하는 모든 포유동물은, 일란성쌍둥이를 제외하고는 클론을 만들지 않는다. 더욱이 성숙한 포유동물은 그들 자신의 클론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것은 「자연상태」에서의 이야기일 뿐이다. 인간의 첨단 생명공학 기술은 그 한계를 넘어선다.

    포유동물을 복제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일란성쌍둥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본뜨는 것이다. 난자가 몇개의 세포로 분할되는 발생 초기단계에서, 각각의 난자 (卵子)는 똑같다. 아직 어느 것도 신체의 특정부위로 발전하도록 지시하는 유전정보를 갖지 않은 상태다.

    이 조건에서 분리된 세포는 그 하나만으로도 완벽한 한 개체로 자랄 수 있다. 사람의 일란성쌍둥이는 이러한 과정이 「우연히」 일어난 결과다. 다른 동물들은 과학자들의 인위적인 조작에 의해 심심치 않게 이 과정을 겪는다.

윌머트 박사, 분열 막 끝난 휴지기세포로 성공

    이번에 세상을 떠들썩하게한 복제 양 「돌리」는 그와 좀 다르다.

    지금까지 포유 동물의 복제는 「핵 이식」 (Nuclear Transfer) 방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DNA 정보를 담은 공여 (供與)세포와 DNA를 제거한 난자를 융합하는 방식이었다.

    난자에서 DNA를 제거하는 일은 매우 정밀한 작업이지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어서, 지난 몇년 동안 일상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두 세포가 융합 되면 (세포 융합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보통 약한 전기충격 준다), 발생단계의 배자 (胚子 · Embryo)는 대리모로 옮겨진다.

    그러나 이 방법으로 생산한 포유동물의 클론은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 「초기」 배자로부터 직접 추출한 공여세포를 쓰지 않는한 클론을 성숙기까지 키우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다. 장성한 체세포를 이용해 클론을 만들려는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

    왜 그랬을까?

    후기 세포들은 초기 세포와 달리 이미 특정 방향으로 분화된 뒤여서 일부 유전정보를 잃어버린 것일까? 아니면 세포들이 난자에서 안정적으로 융합되도록 하는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일까?

    윌머트 박사와 그의 동료들이 성공하기 전까지, 아무도 그 이유를 밝혀내지 못했다.

    윌머트 박사팀의 성공의 비결은 공여세포와 난자의 상태를 잘 조정한데 있다. 한개의 세포는 두개의 딸 세포로 유사분열 (有絲分裂 · Mitosis)하기 전까지 G1, S, G2 세 단계를 거쳐 성장한다.

    S단계에서 염색체가 복제되고 DNA가 2배로 늘어난다. 그리하여 세포가 분열되면 각각의 딸 세포는 똑같은 양의 DNA를 갖게 된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클론을 만드는데 S단계나 G2단계의 공여세포와 이미 유사 분열을 시작한 난자를 이용했다. 원리대로라면 당연한 선택이었다. 난자는 이미 두 세포로 분리될 준비를 하는중이며 S나 G2단계는 세포분열이 원활하게 일어나도록 정확한 양의 DNA를 공급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선지 결과는 실패였다. 공여세포와 난자가 융합될 때 좀더 많은 DNA 복제가 일어났다. 그로 말미암아 유사분열에도 혼란이 왔고, 손상되거나 쓸모없는 염색체가 만들어졌다. 윌머트 박사팀은 S나 G2단계의 세포 대신 휴지기 (休止期)의 세포를 썼다. 분열이 막 끝난 세포였다.

    마침내 돌리가 나왔다.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윌머트 박사팀의 기법은 아직 불완전하다. 장성한 체세포와 난자를 융합한 277개의 세포들 중에서 오직 하나, 돌리만이 살아남았을 뿐이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834개의 융합세포들 중에서 8마리의 양이 나왔고, 그 중 한 마리는 태어난 즉시 죽었다. 어쨌거나 장성한 포유동물의 클론을 만드는 일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밝혀진 셈이다.

    현재 과학자들이 갖는 관심은 크게 세가지다. △돌리와 다른 복제 양들은 무사히 자랄 수 있을까? △이들은 정상적으로 성숙하게 될까? △이 복제기법을 다른 포유동물에 얼마나 적용할 수 있을까?

“다른 포유류 적용 불확실… 암소·돼지는 가능”
 

    세포들은 유기체가 성장하고 발달하는 동안 계속 분화한다. 심장세포는 신경세포들로부터, 또 신경세포는 혈관세포들
로부터 분화한다.

    돌리는 암양의 젖에서 뽑아낸 세포로부터 성장했다. 그렇지만 다른 세포, 특히 신경세포에서 뽑아낸 DNA는 그 모든 기능을 회복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돌리는 유일한 성공 사례일 뿐 아니라 아직 너무 어리다. 7개월밖에 안됐다. 성공을 축하하기는 아직 이르다. 양서류에 대한 복제실험은 모두 실패했다. 어느 것도 올챙이 단계를 넘지 못했다.

    많은 과학자들은 돌리가 어떻게 성숙해갈지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 동물이나 식물 등 유기체의 발달에 중요한 DNA 정보가 모두 핵에 들어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나머지 정보는 미토콘드리아에서 지원받는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에너지 공급원이기도 하다. 이것이 없으면 세포는 오랫동안 생존하기 어렵다.

    포유동물의 경우, 미토콘드리아는 어미로부터 유전된다. 모든 난자는 수백개의 미토콘드리아를 지니고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자체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미토콘드리아가 똑같은 유전자를 실어나르는 것은 아니다.

    유기체가 살아가는 동안 미토콘드리아와 DNA의 균형이 바뀌기도 한다. 예컨대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은 그러한 변화의 한 결과이다.

    돌리의 탄생이 빚은 가장 큰 걱정거리는 인간 복제의 가능성이다. 윌머트 박사는 돌리의 복제방법이 다른 포유동물에 제대로 적용될지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한다. 적어도 암소에는 잘 적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돼지에도 곧 가능할 것 같다.

    하지만 쥐나 사람에게 적용하기는, 윤리적인 논란을 제쳐놓더라도, 쉽지 않으리라는게 그의 생각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인간 복제가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시간 문제일 따름이다. 이미 수많은 연구자와 생명공학 관련 기업들이 구체적인 적용 가능성을 탐색해왔다.

    윤리적 논란이나 종교적 금기는 「인간 복제」라는 동전의 한면일 뿐이다.

유전학 상업화 박차… 복제기술 독점회사 돈방석

    장성한 포유동물을 복제하려는 노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수십년 동안 계속되어왔다. 식물의 복제 역사는 1세기를 넘어선다. 성숙한 체세포로부터 개구리를 복제한 것도 벌써 22년 전이다.

    75년, 영국의 생물학자 존 거든이 개구리의 피부세포로부터 건강한 올챙이를 만들어 냈었다. 또 다른 영국의 생물학자 데렉 브롬홀은 복제기법을 써서 네개의 토끼 배자를 만들었지만 연구비 부족으로 실험을 중단해야 했다.

    81년에는 미 오리건대 연구팀이 875개의 「제브라다니오」 라는 얼룩말 무늬가 있는 태생관상어 (胎生觀賞魚) 를 복제하는데 성공했다.

    경제적 잠재력은 「인간 복제」라는 동전의 다른 한면이다. 윌머트 박사의 복제 기술을 독점적으로 갖게 된 PPL세라퓨틱스사는 엄청난 부를 거머쥘 수 있게 됐다. 초거대 제약기업인 산도즈와 시바­가이기가 합쳐 「노바티스」로 거듭난 배경도 복제 기술을 포함한 생명공학의 엄청난 잠재력이다.

    비즈니스위크 최신호에 따르면 게놈 서열이 완전히 밝혀진 미생물의 유전자는 개당 300달러에 이미 「거래」되고 있다. 게놈세라퓨틱스라는 회사는 최근 궤양과 위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생물 헬리코박터의 염기서열을 2200만달러를 받고 스웨덴의 제약사에 팔았다.

    『우리는 정보 테크놀로지와 유전학적 진보가 결합된 새로운 물결을 맞고 있다』고 앨빈 토플러는 말한다. 그는 70년 「미래충격」이라는 책에서 이미 복제 가능성을 예견했다. 『복제기술이 갖는 심대한 파장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그는 말했다.

    그로부터 27년이 지난 지금, 그의 주장은 더없이 절박하게 들린다. <김 상 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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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양의 결합은 원천적 불가능”
NYT지 ‘유전공학 Q & A’특집… “냉동인간은 복제 안돼” 

   사람을 복제할 수 있나?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양과 사람은 모두 포유동물이며, 따라서 양에 적용한 복제기술을 다른 동물에 적용할 수 있다.

    클론(복제동물)의 부모는 누구인가?

    유전학적 조건에서 본다면 복제에 이용된 정자와 난자의 주인들이 부모인 셈이다. 미국의 몇몇 주에서는 아이를 직접 낳은 여성에게 합법적인 모권 (母權)이 주어진다.

    신체의 어떤 부분에서 떼어낸 세포라도 복제에 이용될 수 있나?

    아직 모른다. 연구자들은 [간세포](幹細胞·Stem Cell)가 가장 쉽고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다른 세포로 다양하게 분화하는 간세포는 신체의 모든 부위에, 심지어 머리카락에도 존재한다.

    죽은 사람도 복제할 수 있나?

    할 수 없다. 살아있는 두 세포, 즉 복제하고자 하는 DNA 정보를 담은 세포와 난세포 (卵細胞)를 융합해야 가능하다.

    죽어서 냉동된 사람은 어떤가?

    불가능하다. 세포들이 이미 죽었기 때문이다.

    여성이 자기 자신의 클론을 낳을 수도 있나?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그렇게 태어난 클론은 일란성 쌍둥이와 어떻게 다른가?

    일란성 쌍둥이는 한 개의 수정란이 갈라져 두 개의 배자(胚子)로 되는 것이다. 그에 견주어 클론은 성체(成體)의 유전물질을 난자에 주입함으로써 만들어진다.

    사람 세포의 핵을 양의 난자에 이식하는 것은 가능한가?

    불가능하다. 난자에 주입된 유전물질은 난할 단계에서 난자의 단백질에서 나온 유전 정보대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다른 종(種)의 난자와 DNA는 그 유전정보가 전혀 다르다.

    사람을 복제하는 것은 합법적인가?

    영국 스페인 덴마크 독일 호주 등은 인간 복제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나 미국은 그렇지 않다. 사람의 배자 연구에 대한 연방기금 사용을 제한하는 법률이 있지만 이 경우에는 적용할 수 없을 것이다. 모든 복제는 배자가 아닌 난자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