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

너무나 매혹적인...

2007년 10월23일치 딜버트 만화를 먼저 보자.



딜버트가, 사악한 HR 담당자 - 혹은 카운슬러? - 에게 고백한다. "일을 할 수가 없어요. 인터넷이 너무나 매혹적이기 때문이에요." 

인터넷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는 바람이 업무 생산성마저 떨어진 사람의 고백치고는 더없이 솔직하고 직설적이다.

인터넷 어디선가에서 이 만화를 본 뒤로, 나는 이것을 잊어버릴 수가 없었다. I can't work because the Internet is too fascinating...

방송과 신문, 잡지의 수많은 기사들이, 인터넷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의 업무 생산성이 떨어지고, 심지어 어떤 사람은 업무 시간에 일은 않고 인터넷만 쓴다고 이유로 해고 당했다는 보도를 내보냈지만, 정작 '왜'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아니, 묻지도 않았다. 

도대체 왜? 왜 사람들이 그처럼 인터넷에 매달리고, 인터넷에서 시간을 탕진하고, 심지어 일과 직장까지 내팽개칠까? 왜? 

딜버트의 대답은 지극히 명료하다. 그리고 그에 대한 반박이 필요 없다. 아니, 불가능하다. 그게 정답이니까. 인터넷이 너무나 매혹적이기 때문이니까. 인터넷이 펼쳐 보여주는 세계가 너무나 다양하고, 다채롭고, 화려하고, 아름답고, 흥미진진하고, 드라마틱해서, 지금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은, 그 일을 하기 때문에 밥을 먹을 수 있다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더없이 따분하고, 재미 없고, 지겹고, 누추해 보이니까. 

어디 김 봉지에선가 그런 표현을 본 적이 있다. '밥 도둑'. 그 김이 그만큼 맛있다는 뜻이겠는데, 나는 인터넷에 대해 그런 표현을 쓰고 싶다. 밥 도둑. 인터넷에 너무 빠지면 정말로 일자리마저 잃어버릴 수 있으니까, 또 다른, 그 반대편의 의미에서도 밥 도둑인 셈. 

시간 도둑이란 말도 말이 되겠다. 어쩌면 '현실 도둑'이라는 말도... 때때로 현실을 잊게 만드니까. 물리적 세계는 더 이상 내 관심을 끌지 못해요, 오직 인터넷에서만 즐거움을 찾을 수 있어요, 라고 딜버트가 말하지 않는가. 

이거, 나도 심각한 인터넷 중독인 모양...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