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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사이클링

새롭게 단장한 세컨드 내로우즈 다리의 자전거 도로

얼마나 걸렸을까? 느낌으로는 공사에만 1년 넘게 걸렸던 것 같다. 세컨드 내로우즈 다리* (Second Narrows Bridge, 이하 "SN 다리")의 보도/자전거 도로 얘기다. SN 다리는 라이온스 게이트 다리 (Lions Gate Bridge)와 더불어, 밴쿠버와, 노쓰밴쿠버와 웨스트밴쿠버가 자리잡은 북해안 사이를 연결하는 '유이한' 다리이다. 그 다리의 양옆으로 어른 두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 너비의 보도 겸 자전거 도로가 있는데, 1년여 전 개보수를 시작해 한 쪽이 내내 막혀 있었다. 생각건대는 서너 달 정도면 거뜬히 끝낼 수 있을 만한 일을, 1년이 넘도록 질질 끄는 게, 퍽이나 못마땅했었다. 


*엄밀히 말하면 '세컨드 내로우즈 도항' (Second Narrows Crossing)이라고 불러야 한다. 실상 세컨드 내로우즈 '다리'는 그 옆에 있는 기찻길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그렇게 부른다. 어차피 실제 '다리'론는 기차밖에 안 지나다니기 때문에 다리라고 불러도 어디를 가리키는지 알기 때문이다.



바로 이 길이다. 공사 전, 그러니까 'Before'가 되겠다. 왼쪽은 (좀 과장하면) 천길 낭떠러지이고 오른쪽은 자동차 전용 도로이다. 통로가 비좁아 자전거끼리, 혹은 자전거와 보행자가 만나면 한 쪽이 길 어느 쪽으로든 바짝 붙어 피해줘야 했다. 게다가 바닥이 고르지 않아 마디마다 돌출이 심해서 자전거를 탈 때면 특히 더 조심을 해야 했다. 



그 길이 이렇게 바뀌었다. 일단 너비가 두 배쯤으로 더 넓어져서, 자전거 두 대가 서로 만나도 어느 한 쪽이 정지해 양보해야 할 필요가 없어졌다. 콘크리트 바닥은 울퉁불퉁한 마디나 돌출부 없이 편평하다. 바다로 면한 곳으로는 높은 안전벽이 설치되었고, 차도 쪽 가드레일도 높아졌다. 안전벽은 실은 벽이 아니라 촘촘히 선 봉들이다. 그 사이로 바다 쪽을 내다볼 수 있도록, 또 바람이 잘 통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 안전봉들 사이로 내려다본 한 풍경. 저 건물의 이끼 낀 지붕이, 비 많은 밴쿠버의 특성을 유감없이 잘 보여준다. 


세 군데쯤, 이렇게 간이 휴게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다리 길이가 워낙 길어서 보행자의 통행이 거의 없다. 여름이 되면 좀 늘어나려나?